새벽 방송 재개 한 달 남은 롯데홈쇼핑, 구멍난 매출 메울 카드는?

이중삼 2023. 7.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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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겸 대표 "기본기 다지고 핵심 집중" 주문
업계 "2분기 실적에는 큰 영향 없을 것"

롯데홈쇼핑이 다음 달 새벽 방송 송출 재개를 앞두고 상품 편성 논의에 들어갔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롯데홈쇼핑이 다음 달 새벽 시간대(오전 2시~8시) 방송 송출 재개를 앞두고 상품 편성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고가 상품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벽 방송 중단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맥을 못 추고 있는데 2분기에는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새벽 방송 송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편성표를 꾸리는데 신중한 기하고 있는 입장이다.

8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다음 달 1일부터 새벽 시간대 방송 송출을 재개한다. 2015년 3월 방송 재승인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임원의 서류를 누락해 보고한 이유로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로부터 6개월 간(2월1일~7월31일) 새벽 시간대 방송 금지라는 철퇴를 맞았다. 해당 시간에는 홈쇼핑 방송이 아닌 사진 등 이미지 화면이 송출되고 방송중단에 대한 안내 자막이 화면 하단에 나간다.

새벽 방송 중단은 롯데홈쇼핑 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홈쇼핑 올해 1분기 매출은 2310억 원, 영업이익은 4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750억 원·영업이익 310억 원)보다 각각 440억 원, 270억 원 급감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새벽 방송 송출 중단이 1분기 실적 악화에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송출 중단 기간 리스크관리 전담팀(TF)을 운영하고 콘텐츠 강화·황금시간대 인가상품 집중 편성 등 자구책을 통해 실적 방어에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협력업체 피해는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송출 중단 당시 롯데홈쇼핑은 협력업체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피해업체 자금 지원 △24시간 전용 상담센터 △영업정지 전후 시간 프로모션 확대 등을 내세웠다.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지난 5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본사에서 창립 22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가치 '씨드'를 발표했다. /롯데홈쇼핑

실제 협력업체에 동반성장 펀드 2000억 원과 무이자 대출 100억 원 등 자금 우선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 협력업체 상품을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롯데원티비'를 포함한 온·오프라인 바자회 추진 등 판매 루트도 확장했고 24시간 전용 상담센터도 개설해 협력업체를 돕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협력업체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는 심려가 많았지만 (TF팀을 꾸려) 리스크관리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 피해를 최소화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1000억 원대의 매출 손실과 협력업체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회사가 어려울수록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본사에서 창립 22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가치 '씨드'를 제시했다. 씨드는 롯데홈쇼핑의 새로운 조직문화 배양을 위한 △빠른 실행과 도전 △핵심 집중 △기본기 강화 △다양성 존중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위기일수록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 내실 다지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날 김 대표는 "위기일수록 기본기를 다지고 핵심에 집중하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날 발표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침체돼 있는 회사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김 대표가 격려한 차원도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새벽 방송을 재개하면 고가 상품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이 2분기 실적을 올리기 위해 침대 또는 가전 등 고가의 상품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새벽 방송 특성상 재방송으로 송출이 이뤄지는데 냄비나 생활용품 등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 보단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편성하는 것이 매출을 잡아놓는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분기가 유통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시간과 요일, 날씨, 트렌드 등 종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상품을 편성할 것이다"며 "기본기와 핵심은 상품 경쟁력 제고와 고객 마케팅 강화으로 본질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쓸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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