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려대 럭비부 감독, 심판 성 접대 의혹..."정기전 잘 봐달라고"

김다현 2023. 7. 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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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 수차례 이뤄진 정황도 녹취에 담겨
감독 "누군가 나를 음해하려고 꾸며낸 일"
학부모들 우려…"경기 실적, 진로에도 영향"
경찰 수사 착수…"성 접대·편파 판정 확인 중"

[앵커]

서울 유명 사립대 럭비부 감독이 심판에게 유흥업소에서 접대하고, 경기를 잘 봐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YTN은 당시 감독과 심판 사이 성 접대 정황까지 구체적으로 담긴 녹취를 확보했습니다.

해당 감독 등은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다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창단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고려대학교 럭비부.

대학 럭비부 가운데 역사가 가장 깊은 데다, 국가대표도 여럿 배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재작년 이 대학 럭비부 감독 A 씨가 럭비계 후배인 심판에게 경기를 잘 봐달라며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1차 술접대 뿐 아니라 심판을 상대로 이른바 2차 성 접대까지 있었다는 겁니다.

YTN은 취재 과정에서 당시 구체적인 접대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를 입수했습니다.

여기엔 심판이 성 접대를 받았고, 감독이 비용을 댄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갔었잖아요, 솔직히. 근데 저는 뭐 술도 먹고 그거 성 그것도 하고 그랬잖아요."

"비용 내가 냈잖아. 근데 내가 너한테 접대를 했대. 근데 어느 미친 X이 내가 너한테 접대를 했다고 얘기를 하겠어."

성 접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 걱정하는 후배 심판에게 선배인 감독이 증거인멸을 지시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걱정하지마, 형이 너 책임져.

걱정하지 마. 그리고 형한테 통화하면 항상 통화기록 지우고."

또 다른 녹취엔, 해마다 열리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술을 먹었다는 언급도 등장하고 접대가 한 차례에 끝나지 않은 정황도 보입니다.

그게 정기전 앞두고 작년 정기전 앞두고 잘 봐달라고 그랬던 거지? (그렇죠.)

네가 총 4번 먹었다고 하지 않았어? (횟수는 까먹었어요.)

YTN 취재진이 성접대 의혹에 대해 묻자 해당 감독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지어낸 것이라며, 사실무근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부당한 걸 자꾸 저한테 시키는데 제가 그걸 하지 않거든요. 고대 감독 됐다고 인사 안 한다고 버릇 없다고 그랬던 적도 있었고."

심판 역시, 누군가 감독을 끌어내리기 위해 접대를 받은 것처럼 행동하라고 지시했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또, 경기를 유리하게 봐달라는 말도 친한 심판과 감독 사이에서 장난식으로 하는 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학부모들은 경기 실적이 선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의혹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라고 우려합니다.

감독과 심판 사이에 성 접대 관련 대화가 오갔다는 것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용철 / 서강대 교육대학원 : 경기를 앞둔 심판과 감독 사이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는 것 자체가 그 진위와 상관없이 굉장히 문제가 되는 거다.]

결국 학부모들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감독과 심판을 신고했고, 권익위는 이 사건을 경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뒤 성 접대 의혹과 경기 영향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촬영기자 : 윤지원

영상편집 : 이근혁

그래픽 : 지경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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