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교체하는데 울컥했다' 헤드샷 퇴장 KIA를 구한 김재열 [수원현장]
[수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5회말 2사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기고 볼넷을 내줬다. 이미 투구수는 자신의 한 경기 개인 최다 투구수를 훌쩍 넘긴 80개.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 투수코치의 손이 김재열의 허리를 감쌌다.
1회말 2사 선발투수 김건국이 투심 헤드샷으로 퇴장 당하자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 김재열. '고맙다'는 서재응 코치의 말에 김재열이 벅찬 감정으로 미소 지었다.
KIA 타이거즈가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대2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KIA는 33승 1무 38패(승률 0.4648)로, 7위 KT(34승 2무 39패·0.4658)와의 승차를 지웠다. 8위까지 떨어진 팀 성적도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KIA는 선발투수의 퇴장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1회말 2사 후 김건국이 던진 투심 패스트볼이 KT 박병호의 헬멧을 스치며 헤드샷 자동 퇴장 명령을 받았다. 박병호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KIA 벤치는 갑작스러운 악재에 크게 당황했다.
불펜에서 급히 몸을 푼 김재열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열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에 데뷔하지 못한 채 3년 만에 방출되고 말았다. 이후 방위 산업체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인근 대학교 야구부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었고, 사회인 야구에서 뛰며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때 김재열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보여준 공의 위력에 관심을 가진 KIA가 손을 내밀었고 2020년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자이언츠가 아닌 타이거즈 유니폼이다.
인생이 드라마인 김재열은 언제나 간절하다. 김재열도 어느덧 1군 데뷔 4년차가 됐다. 150km까지 나오는 위력적인 직구와 각도가 큰 커브를 가졌지만, 제구력에서 아쉬움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2군에서 올 시즌을 시작하며 선발 수업을 받던 김재열은 6월 1군에 콜업돼 이날 경기까지 3경기에 등판했다.
김재열의 이날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4이닝 동안 단 2실점으로 KT 타선을 막아내며 KIA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회말 KIA 2루수 김규성의 실책으로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1점만을 내주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에는 황재균의 2루타와 박병호의 안타로 무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재열은 배정대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 만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5회 2사까지 역투를 펼친 김재열은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준 후 서재응 코치의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4이닝 동안 투구수는 80개. 최고 구속은 148km를 기록했다.
김재열의 역투에 이어 윤중현, 임기영, 최지민, 전상현이 마운드에 차례로 올라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수들이 KT 타선을 봉쇄하자, 타자들도 마침내 힘을 냈다. 김도영이 테이프를 끊었다. 8회초 1사 김도영이 3루쪽 기습 번트를 댄 후 전력질주해 안타를 만들어 냈다. 3루수 황재균의 송구가 살짝 빗나가며 박병호의 태그를 피해 김도영이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김도영은 KT의 위협적인 견제에도 과감하게 2루 도루까지 시도해 성공시켰다. 이어 해결사 최형우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손동현의 직구를 밀어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만들어 냈다.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지기 전에 김도영은 이미 3루를 지나 홈으로 향했고 3-2로 앞서는 결승 득점을 뽑아냈다. 김도영은 9회초 2사 1, 3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말 2사 전상현이 김민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는 순간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김재열이 먼 곳을 바라보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날의 승리투수는 최지민이 됐지만, 그 누구보다 감격스러운 '마음속의 1승'을 김재열이 마침내 얻어냈다.
김재열은 경기 후 승리 인터뷰에서 "떠나 있을 때 이곳이 참 빛나 보였다. 다시 돌아와 재기하기까지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나는 아직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더 많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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