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월 일자리 21만개 증가…“연준, ‘긴축기조’ 유지할 것”

노동시장 힘 약해졌지만 임금 상승 빨라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20만9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30만6000개)보다 일자리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것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만개를 하회한 수치다. 미국 노동시장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표지만, 임금 상승세 등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엔 변동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7일(현지시간) 발표한 고용상황 보고서에서 지난 6월 비농업 일자리가 5월보다 20만9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업종별로는 정부 공공직이 6만개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5만9000개) 주(州)정부 또는 지방정부 일자리다. 사실상 공공 일자리가 일자리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 보건의료가 4만1000개, 사회복지가 2만4000개, 건설이 2만3000개였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고용 붐을 주도하던 레저접객업에선 지난달 2만1000개의 일자리가 느는 데 그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연합뉴스

6월 통계까지 반영한 올해 상반기 미국의 일자리 증가폭은 월평균 27만8000개로, 지난해 상반기(월평균 39만9000개)를 크게 밑돈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이같은 증가폭도 많은 수준이다. 통상 미국 경제가 매달 필요로 하는 일자리 증가 폭은 7만∼9만개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보고서에 담긴 세부 지표들은 미국 노동시장의 열기가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업률의 경우 3.6%로 최근 7개월 사이 최고치였던 5월(3.7%)보다 소폭 줄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2.6%로 4개월 연속 변동 없었다. 특히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4% 올라 시장 전망치(0.3%)를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해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2.0%)를 배 이상 웃돌았다.

노동시장이 힘을 잃고는 있지만 여전히 고용 과열로 볼 수 있는 수준인데다, 임금 상승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는 이날 보고서 내용은 연준이 매파(통화 긴축선호)적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우려하는 연준으로서는 당장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준이 지난달 공언한 대로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관철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