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문해력] 남과 북의 언어

2023. 7. 7. 23: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가 남과 북의 언어를 생각할 때, 남북 분단의 역사와 더불어 정치, 경제 등의 상황을 떠올리며 통일, 언어 통합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제정 이후 분단 상황으로 인해 남과 북의 맞춤법으로 나뉘었고, 분단의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남과 북의 언어 차이가 커지고 있지만 서로의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남과 북의 언어를 생각할 때, 남북 분단의 역사와 더불어 정치, 경제 등의 상황을 떠올리며 통일, 언어 통합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는 서로의 언어에 대해 조그마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의 언어 차이에 대해 쉽고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남북 언어의 어휘 차이이다. 지역에 따라 방언에서도 다양한 어휘 차이가 나타나듯이 남북 언어도 어휘 차이가 나타난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휘 차이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상추(남)-부루(북), 돌고래(남)-곱등어(북) 등과 같이 의미는 같거나 유사하지만 형태가 다른 어휘가 있다. 그리고 형태는 같지만 의미가 조금 다른 어휘도 있다. 예를 들면 ‘일없다’는 남한에서는 보통 ‘소용이나 필요가 없다’의 의미로 쓰이고, 북한에서는 주로 ‘괜찮다’의 의미로 사용된다.

다음으로 맞춤법의 두음법칙과 사이시옷 규정이다. 이는 남북 언어에서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표기법이다. 남한의 두음법칙에서는 첫소리가 ‘ㄴ, ㄹ’인 한자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 ‘예의’, ‘내일’처럼 현실 발음에 따라 ‘ㄴ, ㄹ’이 탈락되거나 변한 소리대로 표기한다. 반면 북에서는 어느 경우에나 한자의 본음 ‘ㄴ, ㄹ’을 밝혀 표기한다(례의, 래일). 그리고 남한에서는 순우리말 또는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날 때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에는 ‘깻잎’, ‘햇빛’과 같이 사이시옷을 적는다. 반면 북에서는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다(깨잎, 해빛).

그리고 외래어를 표기할 때 남북 모두 현용 자모를 사용하고 새 글자나 부호를 쓰지 않고 있지만, 남과 북의 외래어 표기법 차이에 따라 러시아(남)-로씨야(북), 베트남(남)-윁남(북) 등과 같이 동일한 국가를 다르게 부르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 문장 부호, 언어 예절 등에서도 남과 북의 차이가 있다.

외적인 상황이 분리되어 있지만 근본적인 남북 언어의 기원은 같다.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제정 이후 분단 상황으로 인해 남과 북의 맞춤법으로 나뉘었고, 분단의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남과 북의 언어 차이가 커지고 있지만 서로의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 남북의 언어문화를 집대성할 수 있는 국가적인 사업도 의미가 크지만 우리의 작은 관심이 소통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서민경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