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창 "소통 강화하고 공감대찾자"…美옐런 "건전한 경쟁 원해"(종합)

한종구 2023. 7. 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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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이성적 태도 견지하고 양국관계 안정성과 긍정에너지 주입해야"
옐런 "불필요한 오해 안 돼…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 조치 우려"
리창 중국 총리와 옐런 미국 재무장관 [CCTV 화면 캡처]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대치구도 속에서 중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7일 리창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리 총리와 옐런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회담하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옐런 장관은 그러나 자국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의 희귀광물 수출통제 조치 등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리 총리는 옐런 장관을 만나 "중국과 미국이 서로 잘 지내는 문제는 인류의 미래와 운명에 관계된다"고 강조하며 "지난해 시진핑 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중미 관계의 길을 제시하는 일련의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제시한 미중 관계의 3대 원칙인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협력을 언급한 뒤 "이 방안은 국가가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이성적이고 실무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중국과 함께 중미 관계가 하루빨리 정상 궤도에 복귀하도록 하기 바란다"며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미 양국의 현실적인 수요이자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양측이 솔직한 교류를 통해 양국 경제 분야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고 공감대를 모색해 중미 경제관계에 안정성과 긍정 에너지를 주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과의 건전한 경쟁 관계를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은 승자독식의 방식이 아닌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는 공정한 규칙에 기반한 건전한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두 나라가 더욱 정기적인 소통 채널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며 "양국은 기후변화와 같은 세계적인 도전에 리더십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미국은 특정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목표를 둔 행동을 추구할 필요가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더 넓은 관계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의견 불일치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양국의 경제 및 금융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키는 오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또 리창 총리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차이가 불화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되고 더 많은 소통과 교류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과의 소통 확대에 대한 희망을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승자독식이 아닌 공정한 규칙으로 시간이 지나면 양국에 이익이 되는 건전한 경제 경쟁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옐런 장관은 앞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의 희귀광물 수출통제 조치에 우려를 표하며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수출 통제를 겨냥해 "반도체 같은 기술에 사용되는 중요한 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중국의 새로운 수출 통제에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 정부는 이 조치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으며, 탄력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징벌적 조치가 특히 문제"라며 "미국은 미국 기업을 위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추구하고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을 해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만 "우리는 다양화를 추구하지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세계 최대 두 경제 대국의 디커플링은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전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옐런 장관이 시내 한 식당을 찾아 젓가락을 이용해 중국 음식을 먹는 모습이 이날 하루 종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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