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엄마와 아이’ 익명출산 허용한 독일…핵심은 ‘상담’
[앵커]
여러 이유로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위기 임산부'는 우리나라 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여성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출산을 돕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익명 출산'을 법적으로 허용한 나라 가운데 '독일'의 상황은 어떤지 베를린에서 유호윤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독일에서도 2010년쯤 신생아가 방치돼 숨지는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출산하는 제도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카트야 되르너/당시 독일 연방의원/2013년 3월 : "베이비박스를 고려할 정도의 절박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의학적 도움 없이 출산해서, 산모와 아이의 생명이 위협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관렵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신뢰출산제'가 2014년 5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상담부터 진료, 출산, 입양까지 임신 여성이 실명을 밝히지 않아도 되고, 출산 관련 비용은 연방 정부가 모두 부담합니다.
다만 혈통증서를 남기는데 친모 실명과 주소를 적어야 합니다.
아이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16살이 되면 열람 신청이 가능합니다.
엄마가 반대해도 법원에서 공개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시행 5년을 평가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뢰출산제'로 태어난 아이는 연간 평균 110명 정도로 숫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제도의 핵심은 위기에 빠진 여성들에게 충분한 상담을 제공하는 겁니다.
도움이 필요한 임신 여성들은 이곳 임신갈등상담소에서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상담도 가능합니다.
꼭 익명 출산이나 입양을 보내는 것 말고도 상황에 맞는 해법을 상담 과정에서 찾는 겁니다.
실제로 상담 이후 신뢰출산을 선택한 비율은 약 22%인데 마음을 바꿔 직접 양육을 선택한 경우가 조금 더 많았습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베이비박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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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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