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희룡, 작년 10월 국감 때 양평 땅 알았다”
“김건희 일가 땅값 상승 질의에
원 장관, 확인해보겠다고 답해”
야당 일제히 사퇴 등 책임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7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치르면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가가 경기 양평에 토지를 보유한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날 원 장관이 “김 여사 땅이 거기 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 조금이라도 인지한 게 있었다면 장관직을 걸 뿐 아니라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책임지라고 말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지난해) 10월6일 국감 현장에서 명확히 양평군 병산리 김건희 여사 일가 땅에 대해 중부내륙고속도로 인근에 접경해 있어서 지가 상승 문제점을 제기했고, 지도와 함께 지점까지 짚어가며 (원희룡) 장관에게 질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은 그때 답변은 제대로 못했는데 정확하게 (질문을) 인지하고 마지막에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며 “(원 장관이 김 여사 일가 땅의 존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느냐?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6일 국회 국토위의 국감 회의록을 보면, 한 의원은 원 장관을 상대로 양평군 병산리에 위치한 땅에 대해 질의하며 “이 땅 주인은 김건희 여사 일가”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산지였던 해당 땅이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데다 접도구역(도로와 접한 구역)이라서 형질변경(땅을 다듬어 토지 형상을 바꾸는 행위)이 불가한데도 형질변경과 후속절차가 가능했다고 지적하며 지도 이미지를 띄우기도 했다. 원 장관은 한 의원의 질의에 대체로 답하지 않다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 장관에 대해 “양평군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탄핵·경질론도 제기됐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치기마저 느껴지는 장관의 백지화선언이 바로 백지화돼야 한다. 면피하겠다고 애먼 양평군민을 볼모로 잡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국민적 의혹이 생겨나니 아예 고속도로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다. 세월호 사고 때 해경을 없애버린 박근혜 정부가 생각난다”며 “원 장관은 더 이상 국민을 희롱하지 말고 지금 당장 사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러면서도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종점 변경 전 원안대로 진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서울 동부지역, 경기도, 강원도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백지화는 말이 안 되는 것이고, 원안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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