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측 ‘엘리엇 지급 660억’에 “합법적 절차, 특혜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측은 삼성이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 약 660억 원을 지급한 것에 대해 “합법적 절차를 따랐고 특혜는 없었다”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심리로 오늘(7일) 열린 이재용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입니다.

오늘 재판에서 검찰 측은 “엘리엇이 삼성과 2016년 맺은 ‘비밀 합의’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을 취하하고 거액을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면서 해당 합의 내용을 담은 자료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변호인은 “삼성과 엘리엇은 ‘비공개 약정’을 체결한 것이지, 비밀 합의를 맺은 게 아니다.”라면서 “검찰은 마치 양 사가 당연히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고 몰래 뭘 했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회장 측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이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을 냈다가 취하했는데 ‘다른 주주와의 소송에서 청구 가격이 바뀌면 그에 맞춰 당사에도 차액분을 달라’고 제안해 삼성이 받아들였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또 “엘리엇으로서는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을 유지한 것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 뿐 특별히 뭘 더 받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과 엘리엇 사이 이면 합의는 지난달 마무리된 한국 정부와 엘리엇 간 ISDS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엘리엇 측이 2022년 5월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출한 서면에서 “청구인(엘리엇)은 최근 삼성물산에서 원천징수세와 기타 세금을 공제한 659억 263만 4천943원의 추가 지급금을 수령했다”고 밝힌 겁니다.

엘리엇 측은 또 “이 금액은 2022년 5월 12일에 지급되었고, 현재 대한민국 씨티은행의 청구인 계좌에 있다”면서 “각종 세금 및 규제 관련 확인이 완료되는 대로 송금될 예정이다”고 덧붙였습니다.

2022년 4월 대법원은 일성신약 등 다른 삼성물산 주주들이 제기한 조정 신청을 받아들였고, 주식매수 청구가격을 주당 5만 7,234원에서 6만 6,602원으로 올려 확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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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