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반도체 감산효과…삼성전자, 10조대 영업익 회복할까

이재덕 기자 2023. 7. 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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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성적표 사상 최악
증권가 “3분기부터 조단위 영업이익”…DS는 4분기쯤 흑자 전환될 듯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미국 서버시장 침체…메모리 수요 더뎌 ‘악재’
영업익 6000억 ‘최악’…갤럭시 S23 판매 둔화도 영향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7일 한 시민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지난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평년 실적(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을 회복할 수 있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2분기에 사실상 바닥을 찍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는 조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안에 평년 수준에 준하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7일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3분기와 4분기 각각 3조원대와 4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이르면 4분기쯤에나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아직까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극적으로 살아날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D램과 낸드 등은 크게 스마트폰, 서버, PC 등에 들어가는데 스마트폰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서버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수요 회복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스마트폰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이 점쳐졌지만 최근 업계 전망은 사뭇 다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11억7000만대로 전년 대비 3.2% 감소할 것으로 봤다.

아마존·MS·구글 등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가 밀집한 미국 서버 시장 역시 침체기다. 지난해 인텔이 새로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하면서 최신 D램인 DDR5 수요도 늘어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빅테크들이 서버 교체를 미루고 있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등장으로 AI용 서버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이는 전체 서버 수요 중 일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서버 출하량 전망치는 1383만5000대로 전년 대비 2.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 시장은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가 사용되기 때문에 실적 개선 효과가 높다. 삼성전자는 HBM3 등 최신 HBM 개발에 있어 국내 업체인 SK하이닉스와 경쟁하고 있다. 전체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0~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고사양 제품군에서는 SK하이닉스보다 개발이 늦은 부분도 있다. 업계에서는 보수적인 잣대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내년 하반기쯤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깜짝 인사’도 단행했다. D램 개발실장에 황상준 부사장을 임명하고,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정기태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과 파운드리 부문 개발 총책임자 ‘핀셋 인사’를 통해 경쟁력 제고가 기대되고 올해 하반기부터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HBM3, DDR5 양산 본격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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