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학생 위한 한국어 교육, 공교육 역할 강화해야
<앵커>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어 교육 실태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교육청이 다문화 학생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공교육 체계 안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충분한 한국어 학습 기회가 제공돼야 할텐데요.
진기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돌을 이리저리 옮기며 게임에 열중하는 학생들.
한국 학생과 다문화 학생이 함께 아프리카 전통 게임 '만칼라'를 체험합니다.
충북국제교육원의 문화 다양성 존중 교육, '다함 더함'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체험과 언어 학습 기회가 제공됩니다.
다문화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가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웁니다.
<현장음>
"지혜롭다는 뜻이 뭐예요?" "지혜롭다는 것은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결할까, 모두가 다 같이 좋게 해결할까 방법을 잘 찾아내는 것..."
<인터뷰> 이보윤 / 음성 무극초등학교 4학년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이런 데는 잘 모르니까 대화가 안 돼서 친구로 활동하기가 좀 어려웠어요. (언어를) 잘 몰라도 이런 걸 배우면 무슨 특징 같은 것을 잘 알 수 있으니까 그게 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런 다문화 이해 교육을 비롯해 충북교육청은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한국어와 문화 학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교 신청을 받아 입국 초기 학생들을 학년에 상관없이 두 달간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 위탁 교육을 실시하고, 방과후 한국어 디딤돌 과정도 운영 중인데, 올해는 350명 가까이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기초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학급을 도내 20개 학교에 22곳을 운영하고, 한국어 학급이 없는 학교에 중도 입국생이 입학하면 한국어 교육 자격증을 갖춘 교원을 파견해 '찾아가는 한국어교육'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교준 / 충북교육청 글로벌인재팀장
"한국어 학급, 징검다리 과정 등 지원을 하고 있고, 다문화 학생이 좀 적은 경우에는 찾아가는 한국어 교육과 입국 초기 한국어 위탁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 수준으로는 다문화 학생들이 수업 참여에 필요한 기본적인 한국어 실력을 갖추는 것조차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안드레이 / 청주 수곡중학교 3학년
"그냥 말하기는 좀 쉬운데 수업에 시작하면서 좀 어려워요. 정확히 어떤 부분을 외우거나 아니면 어떻게 해야 될지 알고 싶은데..."
<인터뷰> 심재숙 /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한국어 교원
"과목별로 전문 용어들이 나오니까 그런 걸 많이 힘들어하고, 학습적인 것과 가까이에 있는 것을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갑자기 한국에 입국하는 중도 입국 학생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어 한국어교육이 더욱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인터뷰> 라크세니아 / 청주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한국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 그리고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한국어 학습과 한국에서의 삶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나리나 / 청주외국어고등학교 한국어 학급 교사
"가정 환경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한국 사회에 들어오게 된 건데 한국 사회에 속하지 못한다는 점 그렇다고 해서 이제 그 나라로 다시 돌아가기도 힘들다는 점 이런 점에서 항상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고..."
러시아어나 몽골어, 태국어 등을 구사할 수 있는 이중 언어 교원이나 강사도 더 많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인터뷰> 정유리 / 청주 봉명초등학교 한국어 학급 교사
"아이들이 좀 마음이 좀 비어있다 보니까 학습 진도도 안 나가고, 정서적으로 불안해서 옆 친구와 자주 다툼이 있고. 그 모국어를 쓰는 상담 인력이 좀 구축이 되면 아이들이 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학습 동기가 높아져서..."
충북교육청은 우즈백 타슈켄트 한국교육원 같은 전문 기관과 협력해 원어민 강사를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예산 편성의 문제와 다문화 학생들의 국적이 국제 정세나 산업 수요 등에 따라 빠르게 달라져, 원어민이나 이중언어 강사를 확보하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뷰> 송교준 / 충북교육청 글로벌인재팀장
"우즈벡, 키르기스스탄 등 그런 국가들인데요 그런 국가들 언어를 잘하면서 한국어를 잘하는,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우리나라에 사실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산업이나 이런 인력으로 인해서 들어오다 보니까 실제로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어렵습니다."
다문화 학생들에게 충분한 한국어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공교육의 중요한 책무가 됐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CJB 진기훈입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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