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파리서 옮는 ‘리슈만편모충증’ 2년 만에 첫 확인

중남미 여행객 귀국 후 진단
인플루엔자 같은 4급 감염병

중동·중남미 등 지역에 서식하는 ‘모래파리’(Sand fly)에 물려 감염되는 해외유입 기생충 감염증인 ‘리슈만편모충증’ 환자가 국내에서 2년 만에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멕시코와 갈라파고스제도 등 중남미 지역을 여행하고 귀국한 한 여행객이 귀국 후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 입원해 검사를 받았으며 피부 리슈만편모충증으로 진단됐다고 7일 밝혔다.

리슈만편모충증은 모래파리가 흡혈할 때 리슈만편모충이 사람에게 감염되는 질병이다. 국내에선 인플루엔자(독감),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등과 같은 4급 법정감염병 중 하나다.

국내에선 1978년 최초로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29건의 해외유입 사례가 확인됐다. 가장 최근엔 2021년에 보고됐다. 모래파리가 국내엔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발생 사례는 없다.

감염 부위에 따라 피부, 피부점막, 내장 리슈만편모충증으로 분류된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감염되는 내장 리슈만편모충증은 치명률이 7%에 달하지만, 이번 국내 확인된 환자가 걸린 피부 리슈만편모충증은 치명적이진 않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다만 감염될 경우 팔다리, 안면 등 피부가 노출된 부위에 구진, 수포, 결절 및 궤양 증상이 나타나고 감염 부위에 광범위한 흉터가 생기는 등 장기간 피부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감염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모래파리는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등에 서식하고 있어 위험지역을 여행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주요 위험지역은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브라질, 콜롬비아,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페루, 시리아 등이다.

감염을 막을 약이나 백신은 없어 모래파리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모래파리 활동시간대인 야간의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긴 옷을 입어 노출을 최소화하고, 노출되는 피부에는 기피제를 바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