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겠어요, 내가 왜 아픈건지”…오늘도 ‘병’을 달고 삽니다 [Books]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7. 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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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메건 오로크 지음, 진영인 옮김, 부키 펴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픽사베이]
“19세기의 결핵, 20세기의 암과 에이즈를 잇는 우리 세대의 병은 만성질환이다.”

의학은 눈이 부실 정도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지만, 인류의 질병과의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작가 메건 오로크가 10년 동안 써 내려간 투병기다. 오로크는 20대 초반부터 정체불명의 병에 시달렸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기도 했지만, 약을 먹어도 병은 낫지 않았다.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다며 도리어 환자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는 의사들을 뒤로하고, 스스로 미스터리의 답을 찾아 나섰다. 면역계의 활동과 의학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온갖 치유법(때로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도)을 시도하고, 의료계 전문가들과 동료 환자들을 만났다. 자신의 고통에 대해 파고들수록 이것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렇게 “예고도 없이 찾아온 자신의 고통에 이름을 붙이기 위한” 지극히 사적인 여정은,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이 처한 현실을 탐색하고 우리 사회의 질병에 대한 인식과 현대 의학의 한계를 짚는 더 넓은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아픈 몸으로 사는 일은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알려주는 이 책은 그 고유한 아픔 하나하나가 결코 사소하지 않음을 우리에게 주지시킨다.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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