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84國 참여 ‘합성마약 퇴치 국제 연합’ 출범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 회의체를 출범시킨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84국과 국제기구가 참여할 예정인데, 정작 펜타닐의 원료 공급지로 손꼽히는 중국은 참여할 뜻을 밝히지 않았다.
6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는 ‘합성 마약 위협 대응을 위한 국제 연합’을 발족시킨다고 밝혔다. 연합체 출범을 위해 7일 열리는 장관급 화상회의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직접 주재한다. 토드 로빈슨 국무부 국제마약·사법집행 담당 차관보는 “국제사회가 지식과 자원을 공유하며 노력을 함께할 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불법적인 합성 마약 공급망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체에서는 합성 마약의 불법 제조·거래를 차단하는 동시에 신종 마약 트렌드와 사용 패턴을 확인해 대응하는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또 공중 보건 대응 방식의 국제 기준을 개발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타깃으로 삼을 합성 마약으로는 펜타닐 외에 메스암페타민(일명 히로뽕)과 마약성 진통제인 트라마돌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중동 지역에서 대유행한 마약 캡타곤, MDMA(일명 엑스터시), 진통 효과가 있는 마취제 케타민 등이 두루 거론된다.
그러나 펜타닐 원료의 최대 생산·수출국인 중국은 이 연합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로빈슨 차관보는 “미국은 중국을 초대했다”면서 “현재로서는 그들이 참여할 것이란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국제적 대응이 필요한 국제적 문제”라며 “책임 있는 모든 국가가 결국에는 참여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이 다국적 연합체를 만든 데는 미·중 협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을 동원해 중국을 설득하려는 목적도 있다. 로빈슨 차관보는 “중국이 미국과 대화하고 있지 않더라도 다른 국가들과는 대화를 한다”며 “중국과 대화를 하는 것도 그들(다른 참여국)의 책임 중 일부”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펜타닐 문제에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자 회의에서 압력을 가하려는 것인가’란 질문에는 “(누군가를) 비난하고 압박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 방침을 밝혔다.
한편 미국은 국제 협력을 통해 마약 조직이 돈세탁에 이용하는 금융기관들까지 ‘마약 공급망 전체’를 추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정부는 마약 거래에 연루된 멕시코인 22명, 중국인 4명, 과테말라인 1명과 관련해 체포나 유죄로 이어질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사례하겠다며 총 5600만달러(약 730억원)을 포상금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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