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강철비’ 집속탄 지원한다
우크라 대반격의 전환점 가능성
미국이 무차별적인 살상력으로 상당수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한 집속탄(集束彈·cluster bomb)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미국이 집속탄 지원 결정으로 선회한 데는 지난달 러시아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와 현재 우크라이나가 진행 중인 대반격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AP통신은 6일(현지 시각) “바이든 행정부가 집속탄을 포함, 우크라이나에 대한 8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 계획을 7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한 폭탄 안에 소형 폭탄 수백 개가 들어 있는 형태다. 폭탄 본체가 상공에서 터지고 나면 안에 들어 있는 폭탄들이 넓게 퍼지면서 지상을 향해 쏟아져 내린다. 이 때문에 과도한 살상력을 가져 ‘강철비’라고도 불린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소련이 처음 개발했고, 미국도 베트남전 등에서 사용했다.
집속탄을 투하하는 지역은 민간인과 비(非) 전투 지원 병력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살될 우려가 크다. 다만 국토를 침략당한 쪽이 적군 참호 등을 향해 정밀 타격할 경우엔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집속탄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다”고 했다.
집속탄은 불발 비율이 높아 종전 이후에도 문제가 된다.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할 때 투하한 집속탄의 40%가 불발됐고, 분쟁 종료 이후까지도 폭발해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만약 우리가 이 무기를 지원할 경우 불발탄 확률이 낮은 폭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AP는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집속탄의 불발탄 확률은 3% 미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8년 유엔은 집속탄의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 등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을 체결했다. 2010년 발효된 이 협약에 120여 국이 서명했지만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될 집속탄은 향후 수년간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무차별 살상 무기를 확보하려 해선 안 되며 미국도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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