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홈런 쏜 거포들 덕에…이제 좀 볼 맛 난다

영원한 ‘소년 장사’ 최정이 독주하던 홈런왕 레이스에 ‘경쟁자’ 등장
‘신흥 장사’ 노시환, 6경기 6홈런 ‘공동 1위’…타점·장타율도 뒤쫓아

SSG 최정(왼쪽)의 독주로 끝날 것 같던 홈런왕 레이스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한화 노시환. 두 선수는 시즌 19호 홈런으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소년 장사’ 최정(36·SSG)의 독주에 ‘신흥 장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로야구 한화 노시환(23)은 지난 6일 홈 롯데전에서 시즌 19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최근 6경기에서 6홈런을 몰아치며 단숨에 이 부문 최정과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노시환의 상승세는 홈런에서만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7일 현재 타점에서는 최정(58타점)에 이어 2위(56타점), 장타율도 0.564로 최정(0.577)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961로 최정(0.973)의 뒤를 이었다.

2005년 SK(현 SSG)에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단한 최정은 2016년 40홈런으로 개인 첫 홈런 타이틀을 획득했고 2017년(35홈런), 2021년(35홈런) 등 총 세 차례나 홈런왕을 차지했다.

입단 19년차인 올 시즌에도 가파르게 홈런 개수를 쌓아가며 다시 한번 타이틀을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홈런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에서도 다관왕 획득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데뷔 5년차인 노시환이 도전장을 냈다. 경남고를 졸업한 뒤 2019년 한화에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노시환은 데뷔 때부터 거포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유망주였다. 2020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기록하고 2021년 18홈런을 쳤다가 지난해 6홈런으로 주춤했던 노시환은 올 시즌 대폭발하며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3루수 두 거포의 대결은 리그 전체로 봤을 때에도 반길 만하다.

최근 몇년간 리그에서는 젊은 홈런 타자가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지난해 홈런 1위는 1986년생 KT 박병호(35개)였고 2021년에는 최정, 2020년에는 멜 로하스(전 KT)가 47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경험 많은 베테랑 타자나 외인 선수가 이 부문을 차지했다.

롯데 한동희, KT 강백호 등 ‘베이징 키즈’들이 타격에서 주목받았으나 홈런왕 경쟁을 할 만큼 장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노시환은 팀은 물론 리그 전체가 성장을 바랐던 거포 유망주 중 한 명이었는데 올해 이른바 ‘알’에서 깨어나고 있다.

신구 거포들의 홈런 대결은 본격적으로 체력 소모가 커지는 여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의 노련함과 노시환의 무서운 패기가 한여름 더위 속에 정면충돌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