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관절통 줄이는 실내습도(50%)

김태훈 기자 2023. 7. 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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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습도, 근육 자극…관절염 환자들 붓고 통증 심해져
비올 땐 습도 90%까지 올라…잠깐이라도 난방해 ‘50%’로 내려야

관절염을 앓는 사람은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것을 미리 알 때가 많다.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장마철은 관절염 환자들에게 힘든 시기다. 질환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관절염은 이름 그대로 관절에 염증이 생겨 통증과 부종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오랜 기간 사용해 연골이 점차 닳아서 생기는데, 나이가 들면서 많이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염증성질환으로, 아직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체중의 영향을 많이 받는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에 잘 생긴다”며 “이에 비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에는 손에 잘 생기다가 점차 병이 진행되면서 큰 관절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절염 환자들은 습도가 높거나 저기압일 때 관절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곤 한다. 장마전선이 동반하는 저기압 때문에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평소와 달리 관절 안팎의 압력 차가 커지면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높은 습도도 근육을 자극한다. 관절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지만 장마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90%까지 높아진다. 높은 습도는 체내 수분이 증발하는 걸 막아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또 장마철에는 비가 온종일 내리는 경우가 많아 야외활동도 줄어드는데,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면 근력도 감소해 관절이 더 굳고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장마철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냉방기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도 관절염 환자에게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은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을 더욱 압박한다. 그러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통증을 완화하는 물질과 영양분 분비가 줄어든다. 김원 교수는 “대기 중 습도가 50%보다 낮아져도 관절염 환자에게 안 좋을 수 있다”며 “냉방기기를 조작할 수 없는 장소라면 긴 소매의 겉옷이나 무릎담요로 찬 바람 노출을 줄이고, 실내외 온도 차는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통증을 개선하려면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쪼그려 앉거나 뛰는 등 관절에 힘이 가해지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통증 완화에는 온찜질이 좋다. 관절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관절 주변을 차갑게 하는 한랭요법은 통증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열이 날 때, 온열요법은 증상이 만성일 때 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를 먹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관절염 증상이 있으면 일단은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이 어느 정도 경감되지만 심하게 움직이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이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오해해 모든 운동을 피할 필요는 없다. 통증이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신체활동을 줄이기 때문에 관절과 근육이 계속 약화할 수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관절 움직임이 불안해져 통증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아프다고 실내에서 제한된 범위의 활동만 하기보다는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면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좋다. 장시간 누워 있으면 다리로 가는 혈액순환이 줄어들고 신체 각 조직이 혈액으로부터 산소를 이용하는 능력도 감소한다.

적절한 운동을 하면 통증을 줄이는 것 외에도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심장과 폐의 기능이 향상돼 쉽게 숨이 차고 피곤한 증상이 사라지면서 관절염에 동반되는 심한 피로감도 호전된다. 뼈가 튼튼해져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김원 교수는 “운동을 하면 근력이 좋아지고 관절이 유연해져 목과 어깨, 허리, 무릎 등 모든 관절의 가동범위가 커진다”며 “정신적인 긴장도 풀어줘 장기간의 투병으로 인해 가라앉아 있는 환자의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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