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강세론자 "인플레 결국 하락…패닉 매수 있을 것"[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7. 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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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뉴욕 월가 표지판

미국의 지난 6월 민간 고용이 예상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늘었다는 소식에 미국 증시는 6일(현지시간) 조정을 받았다.

다우존스지수가 1.1% 하락하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0.8% 남짓 떨어졌다.

고용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가면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가 늦어져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6일 발표된 ADP의 지난 6월 민간 부문 취업자수는 49만7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폭의 증가이며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 22만명 증가를 2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반면 이날 발표된 다른 2건의 경제지표는 고용시장이 식고 있다는 상반된 신호를 보냈다. 지난 5월 미국 전체의 구인 규모는 1000만건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4만8000건으로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7일 오후 9시30분)에는 가장 중요한 고용지표인 노동부의 취업자수 증가폭과 실업률,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 등이 공개된다.

노동부의 고용지표마저 예상보다 너무 강하다면 긴축 사이클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추가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S&P500 올해 사상최고 경신"
하지만 월가 대표 강세론자는 고용시장의 지속적인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증시 랠리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다.

올 상반기 증시 랠리를 예측한 몇 안 되는 월가 전문가 중의 하나인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리서치팀장인 톰 리는 6일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는 지난해 10월12일에 바닥을 쳤고 이후 지금까지 9개월간의 상승세는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일찌감치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4750으로 높여 잡았다. 이는 당시 가장 낙관적인 전망에 속했다.

최근에는 증시 강세에 더욱 확신을 갖고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4825로 7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6일 종가 4411.59 대비 9.4%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며 S&P500지수의 지난해 1월3일 사상최고치 4796.56을 넘어서는 것이다.

마켓워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월가 전문가들의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는 평균 4113으로 6일 종가보다도 낮다.

6월 CPI 상승률 3.2% 전망
리는 고용시장 호조세에도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로 낮아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연준의 긴축 압력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이 운영하는 인플레이션 예측 모델인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6월 CPI 상승률은 전월비 0.4%로 예상된다. 특히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5월의 4%에서 6월에는 3.2%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5월 5.3%에서 6월에는 5.1%로 소폭 완화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두 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리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후행해서 반영되는 주택과 자동차의 가격 상승 잔재가 남아 있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잔여 요소가 사라지면 3%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상당수 연준 인사들이 금리를 7월과 9월에 2번 연속 올릴 수 있다고 밝힌데 대해서는 "두 번의 추가 인상은 지난 12개월간 5%포인트의 금리 인상만큼 충격적이지 않다"며 2번의 금리 인상이 실현된다고 해도 시장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연방기금 금리를 0~0.25%에서 현재 수준인 5~5.25%로 끌어 올렸다.

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사람들은 앞으로 금리 인상이 많아 봤자 2번이고 실제로는 금리를 2번까지 올릴 필요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 결과 금융 조건이 완화되면서 금리와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패닉 매수의 순간이 닥칠 것"
리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함께 AI(인공지능)의 지속적인 발전이 "새로운 강세장"을 이끄는 촉매라고 지적했다.

주가가 너무 올라 고평가됐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에너지 섹터를 제외한 S&P500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올초 15.7배에서 현재 16.4배로 0.7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일축했다.

리는 지난 3일 투자 메모에서 "기업이 회복력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데다 새로운 주당순이익(EPS) 사이클에 들어선 만큼 PER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핵심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성장 전망 개선의 조합으로 이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란 점"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증시 강세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협 요소에 대해서는 연준의 정책 실수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실망스러운 경제 회복세, 소비자 지출 약화 등을 꼽았다.

하지만 리는 "모두가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협 요인들이 시장을 크게 놀라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예상되는 이벤트 중에 증시를 급락시킬 만한 변수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올 상반기 상승세를 침체장 랠리일 뿐으로 생각하며 다시 증시가 내려가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증시가 다시 하락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패닉 매수가 있을 것"이라며 "증시가 다시 추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패닉 매도의 순간보다 패닉 매수의 순간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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