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조작 사건’ 조사 시작…“추가 피해자 찾아야”
[KBS 제주] [앵커]
지난해 제주도가 처음으로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는데요.
여기서 확인된 일부 피해자에 대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나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에서 사는 큰 집 식구를 대신해 집안 제사와 벌초를 도맡았던 남편.
수고한다는 큰어머니의 보답으로 1980년 당시 떠난 석 달 동안의 일본 여행이 삶을 옭아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조총련을 만나고 왔다며 간첩 혐의를 받은 겁니다.
[고정일/간첩조작 의혹 피해자 고 김두홍 씨 아내 : "사촌인데 안 만날 수 있나요? (일본에서) 친척 만났다고. 그냥 쉬고 있는데 잡아가니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빨간 낙인이 찍힌 순간 가족의 삶도 파괴됐습니다.
[김병현/간첩조작 의혹 피해자 고 김두홍 씨 아들 : "(동생이 사관학교에) 모든 걸 합격했는데 신체검사에서 떨어졌어요. 그때 제 생각에는 연좌제와 연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고문에 따른 허위자백 끝에 3년의 옥살이를 했던 고 김두홍 씨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실 규명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오늘까지 이틀 동안 제주도민이 연루된 간첩 사건 2건에 대한 피해 당사자와 주변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실제 진실규명과 재심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남았지만, 이처럼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까진 지난해 이뤄진 제주도의 실태조사 역할이 컸습니다.
기존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은 간첩조작 피해자뿐만 아니라 아직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 새로운 피해자를 발굴했기 때문입니다.
[김종민/제주도 간첩조작 피해자 1차 실태조사 연구원 : "진실화해위원회가 무엇인지 재심 청구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른 채 여전히 간첩으로 남고, 자제분들은 여전히 간첩의 자식으로 남아있는 이런 분들을 먼저 조사하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을."]
2차 실태조사에 나선 제주도는 연말까지 추가 피해자를 찾는 한편,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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