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엘리엇과 비밀합의 있었나" vs 삼성 측 "비공개 약정일 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삼성 측 사이에 비밀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공방을 벌였습니다.

검찰은 오늘(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삼성 측에 국제투자분쟁 사건 중재판정문 원본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지난 2016년 엘리엇이 삼성과 724억에 달하는 비밀합의를 한 것이 언론보도로 드러났다며, 이는 삼성이 스스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이 정당한 비율과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정한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법무부에서는 주요 인물들이 익명 처리된 중재판정문만 공개하기로 했다며, 사실확인을 위해 당사자인 삼성 측이 원본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이 회장 변호인단은 검찰이 언론 보도만 보고 비밀합의가 마치 은밀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당시 삼성물산과 엘리엇 사이에 주식매수 가격과 이전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이를 비공개 약정으로 체결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인단은 또 엘리엇이 삼성에 대해 낸 소송을 취하하면서 특혜를 받거나 한 것은 없다며, 단지 주식 매수 신청을 한 주주와 회사의 관계였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쟁점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며, 중재판정문을 확보해 공방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삼성물산 주식을 7.12% 보유했던 엘리엇은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돼 손해를 봤다며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1심에서 패소하자 이후 소송을 취하했는데, 최근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낸 서면을 통해 삼성물산에서 추가 지급금 69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비밀 합의' 논란이 일었습니다.

앞서 재판에 출석한 이 회장은 엘리엇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 천3백억 원에 대해, 우리 정부가 삼성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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