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분의 1도 안된다”...日 오염수가 미칠 영향 걱정없다는 정부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7. 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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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7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계획에 대해 “계획만 지켜진다면 배출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다”는 내용의 과학기술적 검토결과를 내놨다. 방류계획 안전성에 대해 2년간 검토한 자체 분석결과다.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의 10만분의 1 미만으로 평가했다. 증가하는 양이 미미해 과학적으로 영향을 따지기에는 불충분한 양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은 지난 4일 IAEA의 방류계획 안전성 평가 종합보고서에 이어 우리 정부의 검토에서도 방류계획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과학계에선 이번 검토결과를 놓고 IAEA 보고서보다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는 꼼꼼한 분석이란 평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 검토결과는 IAEA가 국제기구로서 규제기관 역량과 국가시스템 등 오염수 방류 관련 시스템에 대해 IAEA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따진 것과 달리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오염수 방류 실시계획과 도쿄전력 공개데이터 등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한일기술 회의 등을 통해 세부 기술적 사항을 질의하고 답변 받는 식의 검토를 거쳤다. 도쿄전력의 평가결과나 분석방법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문헌 분석 등도 진행했다. 지난 5월에 일본 시찰단의 현장시찰 자료도 검토했다.

이를 통해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은 측정 및 평가 대상이 될 핵종이 제대로 선정 됐는지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연료 내 존재하는 핵종에 대한 문헌자료를 토대로 감시대상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핵종 19개를 골랐다. 이 19개는 일본 정부가 분석할 69개 핵종에 포함돼 있는 것도 확인했다.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오염수 정화 성능도 분석했다. ALPS 가동 초기 시점인 2013년부터 2019년까지 ALPS 입출구에 측정된 모든 핵종의 농도값 자료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더니 배출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핵종은 6개로 파악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더 꼼꼼히 살펴야 할 요소다. 분석에 따르면 2019년 5월 이후 배출기준 초과 핵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ALPS의 성능이 흡착재가 적정 시기에 교체되고 안정화된 탓”이라고 밝혔다.

ALPS를 거쳐도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역시 일본 계획대로 해수로 희석해 해양배출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확인했다. 삼중수소는 오염수 논란의 쟁점이 되는 물질이다. 이미 자연 상태에 존재하고 있는 방사성 물질이지만 피부를 뚫거나 외부 피폭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다만 음식 등을 통한 내부 피폭에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본은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자체 배출기준의 40분의 1인 1500Bq/L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원안위는 “해수로 충분히 희석해 삼중수소 농도가 배출목표치에 적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진 등 예기치 못한 이상 상황 발생시 정화•희석되지 않은 오염수가 방출되지 않도록 각 단계별 장치도 확보한 것을 확인했다는 과학기술적 평가도 내렸다. 지진 등 경보시 설비 수동정지, 지진에 의한 탱크 파손 등에 의해 해양으로 오염수가 방출되지 않도록 제방 등 누설확대 방지 조치가 마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양방출 등 중요공정은 단일조작만으로는 실행되지 않도록 하는 등 오조작 방지대책이 마련돼 있고 방사선감시기나 펌프 등 고장 시 긴급차단밸브 이상신호를 통해 긴급차단밸브가 자동 동작되도록 설계돼 있는 것도 확인했다.

배출 단계별 방사능 측정과 감시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오염수 해양방출 전 과정에 걸쳐 배출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게 방출되는지 단계별로 측정 및 감시하는 계획이 수립돼 있었다는 평이다. 방사선감시기와 긴급차단 설정치는 국내 이상치 보고기준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출 전·중·후 단계별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해 모두 적합시에만 방출하는 체계도 마련돼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염수 방류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다. 원안위가 일본의 배출기준과 목표치를 전제로 영향을 따져본 결과,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남동쪽 100km 지점에서 10년 후 삼중수도의 농도가 리터당 0.000001 Bq(베크렐) 정도 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현재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정도가 느는 것이다. 증가하는 양이 미미해 영향을 따지기에 불충분한 양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는 결론적으로 일본의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오염수 방류가 배출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며 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과학계 역시 이 같은 분석에 동의하고 있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 검토는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방류과정을 종합적으로 잘 분석했다”며 “방류 후 모니터링까지 전체적인 과정을 샅샅이 다 잘 살펴봤다”고 말했다.

김용수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IAEA 보고서보다 우리 과학자들의 보고서가 훨씬 더 잘 쓴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그동안 제기됐던 ALPS에 대한 성능 의혹 등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관련된 데이터들을 많이 제공했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과학기술적 검토과정에서 기술적 보완사항도 도출했다. ALPS 필터 고장이 반복되는 만큼 점검주기를 단축할 것을 권고했다. ‘Fe-55’, ‘Se-79’ 등 5개 핵종에 대한 추가 측정과 실제 오염수 배출량을 토대로 주민 피폭선량평가를 수행하고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검토결과를 기반 삼아 일본의 계획 이행에 대한 지속적 점검과 확인을 이어가는 한편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도출된 기술적 보완사항도 일본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유국희 원안위원장은 “향후 기술적으로 필요한 조치사항이 도출되면 지속적으로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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