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빠진 그녀들, FK리그 참가한 여성들의 신나는 도전
7일 충청남도 태안군 태안군민체육관에서 개막한 ‘한국풋살연맹(KFL) 2023 풋살 코리아(FK)컵’ 여자부. 작은 체육관에서 20~30명 관중 앞에서 열리는 경기였지만, 짧은 패스와 슈팅으로 워밍업을 하는 선수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첫 경기는 지난 5월 제25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풋살대회 여자2부에서 준우승한 인천 ALTONG레이디스, 공동 3위 옥천 퀸즈클럽전. 경기 시작 휘슬 시작과 함께 체육관 분위기는 금새 뜨거워졌다.
한국풋살연맹과 태안군이 주최하고, 한국풋살연맹이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대한축구협회(FA)컵과 비슷한 성격의 풋살 컵 대회로 최대 규모의 전국대회다. 그러나 여자부는 단 8개팀만 출전하는 순수 아마추어 대회로 열린다. 13개의 팀으로 운영되는 남자 세미프로 리그와 같은 저변을 아직 갖추지 못해서다. 초등학교 선수 출신까지만 선수로 출전할 수 있다. 연맹은 최근까지 엘리트 중심의 풋살 대회를 열다가 충분한 선수층이 마련되지 않자 올해부터는 아마추어 중심의 여자 축구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TV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 인기를 끌면서 여성 풋살 동호인들이 늘어난 트렌드를 반영했다.
여자 아마추어 경기라고 해서 만만히 보면 안된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에너지가 대단했다. 강한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고, 쓰러져도 금방 다시 일어나 양 쪽 골문을 쉼없이 질주했다. 수비수 한 명 정도 따돌리는 개인기는 기본이다. 중앙선에서도 잠시 수비가 멀어지면, 대포알같은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 풋살은 축구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한다. ‘골 때리는 그녀들’의 성공으로 여자 풋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연맹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풋살을 즐기는 여성 생활 체육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만 봐도 출전 선수 연령대가 1973년생부터 2002년생까지 다양하다.
알통레이디스의 대승(18-1)를 이끈 한송희씨는 “주변에 운동을 시작하며 풋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재미있어 한다. 지금 시작하는 사람도 많고, 팀도 많이 생긴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나는 아는 언니를 따라 5~6년 전인 20대 초반에 축구를 시작했다. 풋살을 접한 건 1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 한 건 아니지만 하면 할수록 어렵고, 해보고 싶은게 더 많아지는게 매력”이라고 답했다.
1973년생으로 대회 최고령 선수인 퀸즈클럽 골레이로 조은희씨는 풋살을 시작한지 7개월이 됐다면서 “중학생 아들이 취미로 축구를 하는데, 거기에서 부모님들끼리 한 번 축구를 했다가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붙인 테이핑을 보여주며 “첫 날 연습하고선 어깨,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 이렇게 아파도 포기하지 못할 만큼 재미있다”며 “이제는 한시간을 뛰어도 숨도 안찬다”고 환하게 웃었다. 조은희씨는 이날 18골을 허용했다. 객관적인 전력차가 커 소나기 슈팅과 마주해야 했지만, 선방도 적지 않았다. 조은희씨는 “우리 팀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뛸 수 있을 때까지 뛰고 싶다. 처음에는 안좋아하던 남편도 이제는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여자부는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고, 결승은 9일 열린다.
태안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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