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들에 잇따라 ‘살인죄’ 적용…수사대상은 780건으로 확대
[앵커]
생후 1주일 된 딸을 암매장 해 숨지게 한 40대 여성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늘 결정됩니다.
경찰은 이렇게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그림자 아이' 사건 780 건을 수사 중인데, 수사가 진행되면서, 피해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황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이를 텃밭에 암매장해 숨지게 한 정황으로 '살인죄'가 적용된 40대 정 모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오늘 열렸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정 씨는 원하지 않는 임신이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다고 답했지만, 딸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등 다른 질문에는 별도의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2016년 8월 인천의 한 병원에서 낳은 딸을 일주일 뒤 경기 김포시의 한 텃밭에 암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진행된 수색 과정에서 숨진 딸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정 씨가 시신 유기 뿐 아니라 아이를 살해하려던 의도가 있었던 걸로 확인됐다며 살인 혐의를 함께 적용했습니다.
경찰은 "출산 당시 별거 중이었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는 정 씨의 진술을 토대로, 살해 원인과 경위를 확인 중입니다.
4년 전 아기를 출산한 뒤, 아이를 살해해 대전 하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또 다른 친모는 오늘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송치 당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 여성은 "아이를 왜 살해했느냐", "하천에 유기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여성은 처음에는 "외출 후 귀가해보니 아이가 숨져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살인 혐의를 인정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친모의 영아 시신 유기 사건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출산 후 일주일 된 아이가 숨지자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이른바 '그림자 아이' 사건은 780 건.
이 중 27명의 아이가 숨진 것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11건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포착돼 추가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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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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