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츠바키 참의원 "윤 대통령 기시다 말고 한국 국민 말 들어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사민당-정의당 공동 브리핑
"잘못된 행동 동조하는 건 진정한 한일관계 아냐"
핫토리 간사장 "윤 대통령 기시다 정권 의향에만 귀기울여"
"도쿄전력 탱크 부지 없다? 새빨간 거짓말, 큰 공간 있어"
"60여가지 핵물질, 규정이하 수치 안 나오는 사실 은폐"
"전세계 생명에 위험을 끼치는 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일본 사회민주당의 오츠바키 유코 참의원과 핫토리 료이치 간사장이 방한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방류)에 동조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기시다 정권의 말과 의향에만 귀를 기울인다”며 “지금 할 일은 기시다 말고 한국 국민들의 말을 듣고 그에 대답을 잘 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오츠바키 참의원과 핫토리 간사장은 7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배진교 강은미 등 정의당 의원단과 함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촉구 한일 의원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프레스라운지에서 가진 백브리핑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두 인사의 발언은 동시 통역자의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
'한국 정부가 일본 오염수 방류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술검토 결과와 함께 같은 취지의 IAEA 보고서 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힌 것을 어떻게 보는지',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대변한다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핫토리 간사장은 통역을 통해 “아직 한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제가 상세히 살펴보지 못해서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어디선가 'IAEA도 신뢰를 못하면 누가 하는 말을 신뢰하겠다는 거냐'고 한 발언을 들었다”면서 “기시다 정권이라든지 일본 정부의 의향만을 귀기울여 듣는 대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핫토리 간사장은 “한일관계에 있어 안보만을 우선시한다거나 또 생활 안보만을 우선시 하는 나머지 직접적인 시민들의 생활은 어물쩡 넘어간다든지, 또한 한일간의 역사문제에 대해서도 대충 어물쩡 넘어가는 태도가 아닌가 본다”고 비판했다.
오츠바키 유코 참의원도 “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기시다의 얘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국민 목소리 잘 듣고 그에 대답을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쓴소리했다.
'오염수 방출이 국제기준에 맞는다'는 IAEA 보고서 내용에는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의에 핫토리 간사장은 “IAEA는 원래 원전을 추진하기 위한 국제기구”라며 “그래서 정말로 일본의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도쿄전력이라든지 일본 정부의 입장만만 듣고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핫토리 간사장은 “도쿄전력이 지금까지 많은 오염수 정화했다고 말을 하고 있으나 60여가지 이상의 여러 가지 핵물질이 여전히 혼재되어 있다”며 “처리했다고 주장하는 오염수가 여전히 규정이하의 수치를 보이지 않고 있고, 도쿄전력이 규정 이하의 수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은폐해왔다”고 지적했다. 핫토리 간사장은 “도쿄전력이 알프스를 가지고 오염수를 정화한다는 실태 자체에 대해서 불신감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780조 베크렐에 이르는 방사능물질이 바다로 방출하는데, 그것을 희석시킨다해도 총량에는 변함이 없다. 식물, 생물,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인데, 어떤 영향 끼칠지에 대한 해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핫토리 간사장은 “도쿄전력은 더 이상 탱크를 만들어서 보존할 장소 없다고 주장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도쿄전력에는 광대한 부지가 있고 거기에는 탱크를 놓아둘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반박했다. 핫토리 간사장은 “그런데 돈을 들이지 않고, 손 쉽게 오염수를 방류해버리고자 하는 도쿄전략의 속편한 방법만을 위해서 해양방출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도쿄전력이라든지 일본 정부가 말하고 있는는 그럴듯한 말만 듣고 IAEA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이상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그 말은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염수 방류에 동조하는 듯한 입장을 어떻게 보는가', '이번 나토 한일 정상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설득과정을 거칠텐데, 윤석열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신아일보 기자 질의에 오츠바키 유코 참의원은 “들은 바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80% 이상이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한다는데,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일본측의 입장에 배려하는 것 같은 그런 해양투기를 용인하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츠바키 참의원은 “그 얘기를 해주신 의원들께 제가 '그렇게 하면 과연 지지율이 올라가느냐'고 물었다”며 “80%의 국민이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대를 표시하고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그런 국민의 목소리에 제대로 답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오츠바키 참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한일관계가 개선됐다고 느끼는 일본 국민이 많은 것으로 알지만 진정한 한일간 우호관계는 일본의 잘못된 행동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는 것은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여러 사람들, 전세계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방류 입장에 일본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묻자 핫토리 간사장은 “후쿠시마현에서 여론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가 많기는 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며 “그렇지만 부정적 피해나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은 90% 넘었다”고 밝혔다. 핫토리 간사장은 “3·11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어민 3분의 1이 생업을 그만뒀고, 이번 해양 방류가 이뤄진다면 어업 종사자는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찾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일본 어업 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후쿠시마는 그런 분위기이지만 일본 전체는 안타깝게도 그런 여론이 아니라는 것이 유감”이라며 “아마도 언론을 통해 일본 정부의 일방적 선전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진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핫토리 간사장은 “아마도 희석시키면 안전한게 아니냐는 단순한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며 “그것은 저희 책임이기도 하고, 앞으로 캠페인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오츠바키 참의원은 '일본 내 반대에도 왜 일본 정부가 강행하느냐'는 질의에 “이것이 해양방류라는 문제에 머물지 않고, 기시다 정권의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어떤 법안도 여당이 통과시킬 수 있다. 뭐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오만함이 각의 결정을 남발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다른 나라 목소리를 듣지 않는 이런 행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오츠바키 참의원은 “이를 저지하지 못하는 것은 (일본) 야당을 비롯한 저희의 책임”이라며 “그러나 기시다 정권의 이러한 오만한 정치에 생명과 생활, 평화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중대한 책임을 야당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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