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포럼] “스타트업 투자 위기, 극복할 수 있다”… 성황리 폐막
‘가루 요리사’ 배우 이장우도 패널 참석
“초기에는 B2C(기업 대 소비자)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화물의 운송이라는 측면에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규모가 훨씬 크다는 판단하에 경영 전략을 수정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B2C 사업이 B2B 사업보다 진출에 유리하지만, 상황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온잇코리아 정승범 대표)
“많은 대기업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혁신을 찾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이 이들을 공략해 투자를 유치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다.” (배준성 롯데벤처스 상무)
코로나19 기간 전 세계적으로 풀렸던 유동성이 쪼그라들면서 고위험·고수익으로 분류되는 스타트업 투자 역시 위축된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7일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C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투자 혹한기 속에서 스타트업(초기 기업)의 생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에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투자자, 관련 종사자 6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유튜브로 생중계를 지켜본 관계자들도 약 150명에 달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투자 혹한기에도 스타트업에 의한 4차 산업혁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B2B, CVC를 통해 전략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선 숫자로 사업 가능성을 증명하는 ‘PoC(개념 증명)’가 필수적이란 지적도 잇따랐다. 매장에서 태블릿PC로 주문하는 솔루션을 제공 중인 티오더의 권성택 대표는 “‘투자금을 인건비에 몇 퍼센트, 마케팅에 몇 퍼센트 쓰겠다’는 식이 아니라, 마케팅으로 어떻게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수집하고, DB당 단가는 얼마인지 등 수식을 대입할 수 있게, 숫자를 기반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달 2500만명이 쓰고 있는 티오더는 지난해 기업가치 1350억원을 인정받아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벤처 육성 프로그램 ‘TIPS(팁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가 32조원 수준의 연구·개발(R&D)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는 만큼 이 중 2조원만 팁스에 추가 투입될 수 있다면 10년 뒤 2만개의 기술벤처를 키우고, 이 중 5%인 1000개의 유니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술 분야 스타트업 ‘아트라미’를 운영 중인 김현태 대표는 “국내 예술 시장은 순수미술 분야만 1조원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지만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낮아 투자 유치가 쉽지 않다”면서 “예술 분야 전문 펀드가 결성되면 실력 있는 스타트업과 아티스트들이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포럼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했다.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한국 펀드 운용 기간이 대체로 8년 정도이고, 4년 안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관망하던 투자자들도 올해 3~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부터는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이라고 했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도 “현재는 벤처캐피탈(VC)이 (자금줄인) 펀드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보수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확보했지만 쓰지 않은 자금)가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포럼에는 일명 ‘팜유 왕자’ ‘가루 요리사’로 불리는 배우 이장우가 푸드테크 스타트업 ‘호랑이’의 공동창업자(이사) 자격으로 참석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탈리아에 가 현지인들에게 부대찌개를 만들어 판 적이 있다”며 “줄을 설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 한 할아버지께서 제 손을 잡고 죽기 전에 이런 음식을 먹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식은 세계에서 충분히 통한다고 생각한다. 호랑이도 음식을 가루화해 유통을 편하게 하면서도 맛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인근에서 우동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말레이시아에도 음식점을 내 K-푸드 세계화에 기여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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