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는 “걱정말라” 했는데…새마을금고는 채권 대량 매도해 현금화

노기섭 기자 2023. 7. 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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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의 치솟은 연체율과 GS건설의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한동안 평온했던 채권시장이 동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악재 모두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이 있고, 새마을금고가 채권시장에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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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에 ‘새마을금고 추정’ 3조 원 대 채권물량 쏟아져
행안부 믿을 수 있나? “부동산 PF 리스크 높아질 것” 우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새마을 금고 예금자 보호와 건전성 확보 대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마을금고의 치솟은 연체율과 GS건설의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한동안 평온했던 채권시장이 동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악재 모두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이 있고, 새마을금고가 채권시장에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6일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새마을금고 건전성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는데, 관리감독 부처가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사이에 새마을금고는 채권을 매도해 현금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선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해당 단지의 재시공을 결정하는 바람에 PF 상환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GS건설은 이번 결정으로 최대 5000억 원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2∼3분기 실적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신인도 훼손에 따른 PF 차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GS건설의 주택사업 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총 2조9018억 원인데 이 중 약 44%에 해당하는 1조2839억 원에 대한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인도 하락과 (8월 중순 정도에 수위가 결정될) 부정적인 행정 처분 등으로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고, 이 경우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대출 부실 문제가 부각돼 고객 자금 이탈이 발생한 것 역시 채권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온 상황에서, 최근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의 수백억 원대 대출채권 부실로 흡수합병이 결정되자 불안감에 예·적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관리감독 부처인 행안부는 "금고 창설 60년 역사 이래 크고 작은 위기는 있었지만, 고객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연일 새마을금고발로 추정되는 물량이 채권시장에 쏟아지고 있어 과연 사실로 믿어도 될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신협중앙회 등이 포함된 종금이 지난 5일 1조6500억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전날에도 8400억 원가량의 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에도 6900억 원 이상의 물량이 쏟아지면서 최근 3거래일 동안 종금의 순매도 규모는 약 3조2000억 원에 달했다.

최근 1년간 종금의 일일 채권 순매수 규모가 평균 965억 원이었음을 고려할 때, 이런 순매도 규모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자금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한 채권을 급히 팔아 현금화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 새마을금고는 시중은행보다 수신금리가 높은 만큼 고금리·고위험 채권에 많이 투자해 왔지만, 현재는 시장에서 신속하게 거래될 수 있는 금융채와 통안채 위주로 매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달간 언론보도가 별로 없어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이번 사태로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문을 닫는 지점까지 나오면서 부동산 PF나 하위계층 가계 연체율 상승에 대한 경각심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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