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최악 케이스 적용해도···韓 해역에 10만분의 1 영향"

이현호 기자 2023. 7. 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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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22개월간 검토 ···'과학의 시간' 끝낸 정부]
"불확실성 감안···보수적으로 적용
국내 해역 영향 유의미하지 않아"
日과 소통체계 구축·감시도 지속
日 '방류수 최종 계획' 발표까지
찬반 공식입장 발표는 보류키로
그로시 방한, 보고서 공식설명도
[서울경제]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뮬레이션 결과 제주도 남동쪽 100km 지점에 10년 뒤 도달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제공=원자력연구원·해양과기원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입장과 우리 정부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부 일일 브리핑에서 “IAEA의 보고서 내용이 우리나라의 수입 규제에 나쁜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인과관계가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과학기술적 문제가 없고 국내 해역에 끼칠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다”며 정부는 일본의 해양 방류가 계획대로 이행되는지에 대한 감시를 지속하고 이상 상황에 대비한 일본 측과의 소통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방문규(왼쪽 세 번째) 국무조정실장이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의 종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정부는 그러면서 일본 도쿄전력의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다”고 평가하며 1년 10개월간 진행한 과학기술적 검토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염수 이슈에 대해 이제는 괴담이 아닌 팩트에 근거한 판단이 필요한 과학의 시간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브리핑에 함께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특히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과 관련해 “흡착재가 적정 시기에 교체되고 안정화되면서 2019년 5월 이후 기준 이내로 정화됐다”고 말한 뒤 “ALPS 고장 등 예기치 못한 이상 상황에 대비한 지침이 수립돼 있고 삼중수소 배출 목표치인 ℓ당 1500Bq(베크렐)을 이행할 수 있는 희석용 해수 공급 능력 등도 갖추고 있다”며 언론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정부는 불확실성을 감안해 가장 보수적인 관점에서 최악의 경우의 데이터를 활용했다”며 “배출 기준과 목표치를 전제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적용한다면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의 약 10만 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민의 불안을 고려해 앞으로 해역·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안전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 근접 공해상 8개 지점에서 매월 조사를 실시하고 해역 방사능 모니터링 정점을 92개에서 200개로 대폭 확대한다. 선박평형수에 대해서는 후쿠시마·미야기현 등 2개 현에만 적용 중인 관할 수역 밖 교환 조치를 일본 동부 6개 현으로 확대한다. 동시에 이동형 측정 장비를 통해 교환 조치 대상 선박에 대한 선박평형수 방사능 전수조사도 벌인다.

여기에 국내 생산 단계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목표 건수를 올해 8000건 이상으로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린다. 염전의 경우 전체 천일염 생산 물량의 50%를 차지하는 대표 염전 150개소에 대해 출하 전 방사능 검사를 진행한다.

정부는 또 수입 규제 조치를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권오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도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바다로 흘러간 고농도 오염수와 포함 핵종들에 대한 데이터는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이러한 데이터를 제출하고 그것에 대한 판단이 최종 나와야 한다”며 수입 규제 조치는 자국민 안전을 위한 독립적 주권국가로서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의 연락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지진 등 예기지 못한 돌발 변수에 대비해 현지 상황과 대응을 공유받기 위해서다. ALPS 점검 주기 단축 등 기술적 보안 사항도 일본 측에 권고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찬반 입장 발표는 보류했다. 방 실장은 “이와 같은 검토 의견은 도쿄전력의 처리 계획이 계획대로 준수됐다는 전제에서 검토된 것”이라며 “향후 일본이 최종적인 방류 계획을 어떤 내용으로 확정하는지 확인하고 그 계획의 적절성과 이행 가능성 등을 확인해야 최종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이날 방한해 2박 3일 동안 체류하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한 여론 설득전에 나선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8일 유 위원장,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나 IAEA 보고서에 대해 공식 설명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출국 당일인 9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만날 예정이다. 오염수 방류 저지에 역량을 집중하는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국민적 불안 등을 전하며 방류 반대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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