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최종 방류계획 보고 찬반 입장 결정” [뉴스 투데이]

이동수 2023. 7. 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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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검토보고서 발표
“국제기준 부합·IAEA 보고서 존중”
인근 해역 방사능 관리 강화 추진
IAEA와 별개로 국내 영향 점검
“ALPS 안 거쳐도 피폭선량 미미”
그로시 사무총장 “韓 우려 알아
반대하는 야당과 대화하고 싶다”
日 NRA, 해양 방류 합격증 교부
“여름 방류 전제 조건 다 갖춰져”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한 결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7일 밝혔다. 다만 이는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다는 것은 아니며, 정부는 일본의 최종 방류 계획을 살펴본 뒤 찬반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유지하고, 인근 해역 방사능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왼쪽 두 번째)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의 종합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과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이날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의 자체 검토보고서를 발표했다.

방 실장은 “일본의 (오염수 처리) 계획은 방사성 물질의 총 농도가 해양배출기준을 충족하며, 삼중수소의 경우는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한다”며 “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 실장은 야권이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는 IAEA 종합보고서에 대해 “정부는 IAEA가 원자력 안전 분야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과 대표성을 가진 권위 있는 기관이라는 입장”이라며 “내용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방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찬반 입장 표명은 보류했다. 방 실장은 “이 의견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처리계획이 준수됐다는 전제하에서 검토된 것”이라며 “향후 일본이 최종 방류 계획을 어떻게 확정하는지 확인해야 최종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모습. AP연합뉴스
정부는 오염수 방출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방출계획의 적절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정부가 중점 점검한 6개 항목은 △삼중수소를 제외한 핵종이 제대로 정화되는지 △삼중수소는 충분한 양의 해수로 희석되는지 △이상상황 발생 시 대비책 △단계별 측정·감시 △도쿄전력이 수행하는 농도분석 데이터의 신뢰성 △도쿄전력이 시행한 인체 방사선영향평가의 적절성 등이다. 유 위원장은 “가장 보수적인 관점으로 최악의 상황(worst case)의 데이터를 활용해 평가했다”고 말했다.
K4탱크 30개가 모두 파손돼 오염수 3만t이 하루 만에 누출된 경우를 가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K4탱크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된 오염수를 방출하기 전에 모아놓는 저장공간으로, 처리된 오염수를 해수와 섞기 전 단계다. 해수로 희석하지 않은 오염수가 한번에 배출되더라도 후쿠시마 인근 주민의 예상 피폭선량은 최대 약 0.01밀리시버트(mSv)로, 일반인 연간 선량한도인 1mSv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분석됐다.
정부 합동 브리핑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방 실장. 최상수 기자
정부는 ALPS의 성능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ALPS가 2019년 5월 이후론 모든 측정 대상 핵종이 배출기준 이내로 정화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지진 등 이상상황으로 ALPS가 고장 나더라도 오염수가 배출되지 않도록 한 시스템도 확인했다.

정부는 오염수 시료 채취 논란이 일었던 K4탱크의 균질화 과정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도쿄전력이 지난해 자체 실시한 실험 결과를 통계처리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K4탱크 10개씩 오염수가 균질했다.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를 희석하기 위한 해수 공급능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수적 평가를 위해 삼중수소를 최대 농도인 ℓ당 100만베크렐(㏃), 최대 배출량 하루 500t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해수를 희석한 뒤 오염수 삼중수소 농도는 ℓ당 1468㏃로 배출목표치인 1500㏃보다 낮았다. 해양 방출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긴급 차단을 위해 구동 방식이 다른 긴급차단밸브 2개가 설치됐고, 전후단 수동 차단밸브가 추가 설치되는 등 이중화 조치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방 실장은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해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4∼5년에서 길면 10년에 이른다”며 “삼중수소 등 방사능 영향은 국내해역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미만으로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ALPS 점검주기를 단축하고, ALPS 출구체서 측정하지 않는 우라늄238 등 5개 핵종의 추가 측정 등을 일본 측에 권고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인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입규제, 오염수 방류와 무관”

정부는 오염수 방류 계획 검토와는 별개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규제 조치는 유지된다고 예고했다. 일각에선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과정이 안전하다는 국제적 판단 등을 받으면 이를 근거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으로 수산물 수입 재개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 실장은 “(후쿠시마산 수입규제의 근거는) 2011년 원전 폭발 사고로 환경적인 오염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저희 논리는 그런 환경적인 요인이 완전히 다 복원되고 그것은 상대(일본) 측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까진 수입규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역 안전관리는 더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방사능 모니터링 지점을 현행 92개에서 108개 늘어난 200개로 확대하고, 일본 근접 공해 상 8개 지점에서도 매월 조사를 실시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에 대한 방사능 점검 횟수를 늘린다. 이미 전국 20곳의 대표 해수욕장은 개장 전 긴급조사로 안전성이 확인됐고, 이달부터 매주 안전성을 검사할 예정이다.

이동형 측정 장비를 통해 교환 조치 대상 선박에 대한 선박평형수 방사능 전수조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日, 여름 방류 준비 끝”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한국 내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방한 전 일본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야당과 만나고 싶고, 의견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점검한 뒤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담아 지난 4일 공개한 최종보고서의 신뢰성을 더불어민주당 등 한국 야당들이 문제 삼는 것을 의식해 “IAEA는 과학적이고 중립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는 이날 도쿄전력에 오염수 해양방류 설비 합격증을 교부했다. 이는 오염수 방류 설비 점검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도통신은 “이로써 설비 면에서 준비가 모두 끝나 정부가 여름 무렵이라고 해 온 방류의 전제 조건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이동수·박지원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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