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 만들려 했다”
검찰이 국군 사이버 사령부에 ‘정치 댓글’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김 전 장관은 최후 진술에서 “‘강한 군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들고자 노력했다”면서 “적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 공격에 대응할 목적으로 시작된 사이버 심리전이었던 만큼 공정한 판결을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김우진) 심리로 7일 열린 김 전 장관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군이 일반 국민을 가장해 여론을 조작하고 자유로운 민주주의 가치를 침해했다”며 김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전후 군 사이버 사령부 부대원을 동원해 당시 정부와 여권(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댓글 9000여 건을 올리도록 지시했다는 혐의(군형법상 정치관여) 등으로 2018년 3월 기소됐다.
대법원은 작년 10월 김 전 장관의 혐의 가운데 일부 직권남용 부분은 무죄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김 전 장관은 각 군을 지휘·감독하는 국방장관으로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정한 헌법 5조 2항을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해 법치주의를 크게 훼손했다”며 “북한의 사이버심리전 대응 필요성을 주장하는 군이 일반 국민으로 가장해 여론을 조작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침해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은 “김 전 장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국방장관에 임용됐기 때문에 군인의 정치 행위를 금지한 군형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군 지휘권을 행사하더라도 신분이 군형법을 적용받는 군인으로 바뀐 건 아니다”면서 “재판부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점을 명확하게 판단해달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한 상태다.
김 전 장관은 최후 진술에서 “저는 1968년 1월 21일, 소위 1·21 청와대 습격 사태가 일어나던 날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한 이래 46년 간 나라를 지키는 일에 몰두했다”면서 " ‘강한 군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들고자 노력했고 지킬 수 있는 나라가 있어 행복했으며 발전하고 있는 조국 대한민국이 있어서 큰 보람이 있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뜻하지 않게 정치 관여라는 죄목으로 피고인이 되어 오로지 적과 싸워 이기는 군인다운 군인이 되고자 했던 제 삶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면서 “적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 공격에 대응할 목적으로 시작된 사이버 심리전이었던 만큼 본연의 군사 목적과 성격에 맞게 공정한 판결을 바란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저와) 유사한 이유로 피해를 받은 후배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며 최후 진술을 마쳤다.
이날 재판을 마친 뒤 김 전 장관은 재판에 참석했던 군 관계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오늘 저의 최후 진술은 우리 군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다음달 1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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