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처리수 10년후 도달…韓해역 영향, 현재의 10만분의 1 수준"

박상용/허세민 2023. 7. 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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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일 발표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방류 계획 검토 결과는 사흘 전 공개된 IAEA 종합보고서의 결론과 큰 차이가 없다.

도쿄전력이 세운 계획대로 처리수를 배출했을 때를 전제한 것으로, 이런 계획을 100% 이행할지에 대해선 감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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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류계획 검증결과 발표
삼중수소, 먹는물 기준보다 낮아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계획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검토보고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 위원장,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강은구 기자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할 것이다.”(지난 4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방사성 물질의 총 농도가 해양 배출 기준을 충족하며 IAEA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7일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정부가 7일 발표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방류 계획 검토 결과는 사흘 전 공개된 IAEA 종합보고서의 결론과 큰 차이가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작성한 279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가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 근거와 배경이 담겼다.

 ○‘국제 기준 부합’ 평가 근거는


보고서에 따르면 핵방사성 물질의 총농도가 해양 배출 기준(고시농도비 총합 1 미만)을 충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형이나 암을 유발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경우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일본 기준 L당 6만 베크렐, 목표치 L당 1500베크렐)를 달성해 IAEA 등 국제 기준에 부합했다. 삼중수소 희석 능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삼중수소를 최대 농도인 L당 100만 베크렐, 최대 배출량 하루 500t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해수로 희석한 처리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L당 1468베크렐로 배출 목표치(1500베크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이런 배출 기준을 만족하면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 후 제주 남동쪽 지역 100㎞ 지점에서 L당 0.000001베크렐 내외의 방사성 물질(삼중수소)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국내 해역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삼중수소의 음용 기준(L당 1만 베크렐)보다도 훨씬 낮다. 한국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후쿠시마 원전 내 K4 탱크(핵종 측정 설비)가 망가져 오염수 3만t이 누출되더라도 후쿠시마 인근 주민의 예상 피폭선량은 일반인 연간 선량 한도인 1밀리시버트(m㏜)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됐다.

지진과 같은 이상 상황 대비책에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해양 방출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긴급 차단을 위해 구동 방식이 다른 긴급차단밸브 2개가 설치돼 있는 등 이중화 조치가 잘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IAEA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제시하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지 중점적으로 검토했다”며 “가장 보수적인 관점에서 가장 나쁜 사례 데이터를 활용해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계획 이행 여부 확인해야”

정부는 일본 측에 기술적인 보완 사항도 권고하기로 했다. 우선 고장이 잦은 ALPS 크로스플로 필터의 점검 주기를 단축하라고 요구했다. 크로스플로 필터는 처리수가 수직으로 지나가는 ALPS 내 필터 중 하나다. 또 ALPS를 거친 처리수가 보관된 K4 탱크에선 측정되지만 이전 단계인 ALPS 입출구에선 확인되지 않는 5개 핵종(Fe-55, Se-79, U-234, U-238, Np-237)의 농도도 검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변동사항이 있을 때 방사선영향평가를 재수행하고, 실제 처리수 배출량을 기반으로 후쿠시마 주민의 피폭선량을 평가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검토 결과의 한계로 실제 처리수 배출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는 점을 꼽는다. 도쿄전력이 세운 계획대로 처리수를 배출했을 때를 전제한 것으로, 이런 계획을 100% 이행할지에 대해선 감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방문규 실장도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검토는 일본이 제시한 계획의 적절성을 검증한 것일 뿐”이라며 “향후 일본이 최종적인 방류 계획을 어떤 내용으로 확정하는지 확인하고, 그 계획의 적절성과 이행 가능성 등을 확인해야 (방류에 대한 찬반 입장을) 최종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일본이 한국 정부에 처리수 방류 정도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지 여부”라며 “우리 해역 상황에 대해서도 꾸준히 업데이트해 방류로 인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실제로 측정하고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허세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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