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욕 후 점점 커지는 점·손발톱에 검은색 선…혹시 피부암일까?
늘어나는 피부암 환자
피부암 환자 상당수 60세 이상
국내선 주로 기저세포암 발병
자외선 노출이 가장 큰 위험 요인
차단제 바르고 챙 넓은 모자 써야
자외선이 강해지는 여름철엔 자외선 차단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자외선 차단은 피부 노화나 일광화상뿐 아니라 피부암 예방에도 도움 된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탓에 오존층이 파괴되면 피부암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오존층 두께가 1% 얇아질 때마다 악성도 높은 피부암인 흑색종 발병률이 1~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피부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만7046명이었다. 매년 피부암으로 진단받는 신규 환자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암 환자가 전반적으로 줄었던 2020년 국내 신규 피부암 환자는 7089명 신고됐다. 2019년 7174명보다는 줄었지만 5년 전인 2016년(6228명)과 비교하면 14% 늘었다.
국내외에서 악성 흑색종 환자도 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세계 흑색종 환자가 2020년보다 50% 증가한 51만 명 발생할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2040년 이 질환으로 9만6000명이 숨질 것으로 전망된다.
악성 흑색종은 몸속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망가지는 것이다. 국내 환자 상당수는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백인은 자외선 노출이 악성 흑색종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서구권에선 악성 흑색종의 86% 정도가 예방 가능한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한국에는 자외선 노출과 관련이 크지 않은 손가락, 발가락, 손바닥, 발바닥 등에 흑색종이 생기는 환자가 많다.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등도 피부암의 한 종류다. 기저세포암은 피부 가장 아래층에 생긴 암이다. 국내 피부암 중 가장 흔하다. 김혜성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기저세포암의 가장 큰 위험 인자는 자외선 노출”이라며 “만성적으로 비소에 노출되거나 방사선 치료, 면역 이상 등의 이유로도 기저세포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편평세포암은 피부 가장 바깥에 있는 각질층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오랜 기간 햇빛 등에 노출돼 각질로 덮인 병변이 생기는 광선각화증과 보엔병 등이 진행해 암으로 이어지는 환자가 많다. 자외선 노출, 비소나 공업용 물질, 방사선 노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장기이식 탓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앓고 있는 환자,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자도 고위험군이다.
기저세포암은 작은 결절이 자라면서 가운데에 궤양이 생기기도 하고 갈색이나 검은색 점이 커지기도 한다. 표면에 각질이 있는 붉은 반점이 생긴 뒤 점차 주변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쥐젖 같은 형태도 있다. 악성흑색종은 점과 혼동하기 쉽다. 해외에선 ‘ABCDE 진단법’으로 흑색종을 구분한다. 점이 비대칭(Asymmetry)이고 경계(Border)가 불규칙한 게 특징이다. 한 개 점의 색(Color)이 검은색, 갈색, 황갈색 등으로 다양하고 직경(Diameter)이 6㎜ 이상이다. 크기와 모양이 계속 변화(Evolving)하는 것도 주요한 특징이다.
의심 병변이 생겨 병원을 찾으면 조직검사를 거쳐 암으로 진단한다. 대부분 종양 주위 정상 피부를 포함해 암이 생긴 부분을 넓게 도려낸다.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악성흑색종은 초기라면 암이 생긴 부분과 주변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한 뒤 림프절을 절제한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한다.
피부암 예방을 위해선 자외선 노출을 줄여야 한다. 태닝이나 일광욕을 삼가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팔소매가 긴 상의와 긴바지, 챙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광선각화증이나 보엔병 진단을 받았다면 편평세포암 예방을 위해 나이아신아마이드, 레티노이드제제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몸에 있는 점이나 손발톱의 흑색선 크기나 모양이 변했다면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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