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들도 우정 나눈다? 한 곳에 같이 두고 위협했더니 생긴 일

어둠 속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는 방울뱀. /미국 농무부 홈페이지

뱀들도 동료와 함께 있으면 두렵고 힘든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로마린다대학교 연구진은 야생 방울뱀들을 여러 다른 상황에 놓고 어떤 생물학적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해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에는 캘리포니아주 야생에서 채집한 방울뱀 25마리가 이용됐다.

먼저 연구진은 뱀들을 19L짜리 플라스틱 통 여러 개에 각각 ‘한 마리’ ‘두 마리’ ‘한 마리와 같은 크기의 밧줄’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눠 넣었다. 이어 뚜껑을 닫은 뒤 통 겉면을 마구 두드려 뱀들에게 혼란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때 뱀들의 심박수를 측정한 결과, 다른 뱀과 함께 있는 뱀의 심박수가 혼자 있거나 밧줄과 함께 있는 뱀보다 현저히 낮았다. 여러 마리가 함께 있을 때라면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암수에 상관없이 동일했다.

연구진은 뱀이 든 통을 차에 싣고 덜컹거리는 산길을 내려가 봤다. 이때 역시 결과는 같았다. 방울뱀은 보통 스트레스를 받거나 위협당하면 꼬리를 흔든다. 그러면 꼬리 끝 각질화된 비늘들이 서로 부딪혀 방울 소리를 낸다. 하지만 두 마리가 함께 있는 통에서는 이 소리가 적게 나거나 아예 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방울뱀뿐 아니라 다른 뱀이나 도마뱀·악어 등 파충류 전반에 적용될 것이라고 봤다. 소속 연구원 첼시아 마틴은 “사람들은 뱀을 무서워하지만 사실 이들은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다”며 “뱀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함께 부대끼면서 힘든 상황을 이겨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