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100만번 돌려보니...오타니 60홈런 확률, LAA 가을야구보다 작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는 8~9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LA 다저스와의 프리웨이시리즈 2연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전반기 막판 위기를 맞은 에인절스는 2경기를 모두 이겨야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최근 15경기에서 4승11패로 하락세를 면치 못한 에인절스는 45승44패로 승률 5할도 무너지기 직전이다. AL 서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6위다. 지구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에는 6.5게임차, 와일드카드 공동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뉴욕 양키스에는 3.5경기차 뒤져 있다.
아직 플레이오프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른 시점. 그러나 팬그래프스는 에인절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16.8%로 제시하고 있다. 크게 희망을 걸기는 어렵다는 통계적 예측이다. 지난달 19일까지만 해도 41승33패로 지구 2위, 와일드카드 2위로 9년 만의 가을야구 희망에 설��던 에인절스다.
이런 상황에서 오타니 쇼헤이 트레이드 이슈가 본격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매체들은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하는 게 현실적으로 이익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오타니이기 때문에 미련을 버릴 수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MLB.com은 7일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Why the Angels are unlikely to trade Ohtani)'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에인절스가 오타니의 트레이드 가치를 극대화하려고 했다면, 플레이오프 희망이 전혀 없던 작년에 트레이드했어야 한다. FA까지 1년 이상 남아 지금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 매겨졌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를 쓴 존 폴 모로시 기자는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에 실패하더라도 오타니를 FA가 될 때까지 데리고 있는 게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가 플레이할 때마다 벌어들이는 마케팅 수입과 스폰서십, 그리고 그의 생애 두 번째 MVP 등극 가능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수입과 스폰서십은 구단의 재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데, MVP 수상이 '오타니 보유의 이익'이라는 건 무슨 말일까.
오타니는 이날 현재 31홈런으로 양 리그를 통틀어 1위다. 팀 경기수와 남은 경기수에 따라 계산한 예상 홈런수는 56개다. 모로시 기자는 '오타니가 글로벌 슈퍼스타라고 본다면, 그가 60홈런에 도달할 기회가 있는 9월에 폭발할 때까지 데리고 있는 게 좋다'면서 '당신이 에인절스 팬 또는 프런트라면 그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60홈런을 치고 MVP가 되는 걸 상상할 수 있겠나? 허탈한 마음이 들지 않겠나? 그게 바로 오타니 트레이드 확률이 떨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건 오타니가 과연 60홈런을 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확률이고 기대감일 뿐인 것일까.
오타니는 46홈런을 때린 2021년 팀의 89경기에서 33개를 쳐 올해보다 페이스가 좋았지만, 이후 13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올해도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팬그래프스가 최근 오타니의 예상 홈런수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출한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팬그래프스는 올해 에인절스의 경기 기록과 오타니의 성적을 바탕으로 남은 시즌을 100만회 시뮬레이션했다고 한다.
그 결과 오타니가 60홈런 이상을 칠 확률을 15%로 도출했다. 에인절스의 가을야구 확률보다 작은 셈. 이어 61홈런 이상을 11%, 62홈런 이상은 8%, 63홈런 이상은 5.5%로 각각 예상했다. 팬그래프스는 '메이저리그 기록을 경신할 확률은 그보다 훨씬 떨어지는데, 새미 소사의 66홈런은 1.5%, 마크 맥과이어의 70홈런은 1만분의 1의 확률이고, 배리 본즈의 73홈런을 치려면 남은 시즌 6월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야 하는데 그럴 확률은 100만분의 9 밖에 안된다'고 전했다.
2021년 본즈가 친 한 시즌 73홈런 이상을 오타니가 터뜨릴 확률이 0.0009%라는 얘기다.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에인절스가 정말 60홈런 기록과 AL MVP라는 오타니 개인의 '업적'을 구단 역사에 남기고 싶어한다면 트레이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야 하는데, 트레이드 데드라인(8월 2일)까지 아직 26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 물론 가을야구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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