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지 소고기값 급등…강세 3~4년 더 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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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대 소고기 수입국인 미국에서 육우 가격이 급등세다.
7일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커트아웃(분할) 소고기' 도매가격은 지난달 말 파운드(0.4㎏)당 3.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올 1분기 미국산 소고기 수입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내렸다.
가격 안정화 방안과 관련, 미국 소고기 수입 대상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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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아웃 육우' 현지서 24% ↑
가뭄·고비용에 사육 수 줄었는데
수요 늘어 미트플레이션 지속
한국, 美소고기 가장 많이 수입
계약 물량 반년 후 국내 들어와
연말부터 식탁물가 부담 커질 듯
한국의 최대 소고기 수입국인 미국에서 육우 가격이 급등세다. 미국 농가들이 가뭄과 생산비 증가로 사육 두수를 줄인 가운데 소고기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고기 가격이 앞으로 3~4년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아직 안정세를 보이는 수입 소고기 가격도 연말부터는 미국발(發) ‘미트플레이션(고기+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 들어 파운드당 3달러 돌파
7일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커트아웃(분할) 소고기’ 도매가격은 지난달 말 파운드(0.4㎏)당 3.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지난해 파운드당 2달러대 박스권에서 움직이던 현지 소고기 도매가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6일엔 파운드당 3.4달러를 찍어 2021년 8월(3.4달러) 후 약 2년 만에 최고가를 나타냈다. 코로나19로 생산량에 차질이 있었던 2020년 4, 5월을 제외하고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미국 현지에서 소고기 도매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주요 생산지에 가뭄 등의 영향으로 방목지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사료가격, 에너지비, 인건비 등이 급증한 것도 축산 농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미국의 소 사육 두수는 8930만 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
소고기 가격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지혜 미국육류수출협회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사육업자들이 사육 두수를 줄이기 시작하면 송아지 수도 감소해 1~2년 뒤 소 생산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올해가 생산량 감소 진입 시점인 만큼 앞으로 3~4년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 이후 식탁물가 위협 가능성
수입 소고기 가격은 아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미국산 소고기 수입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내렸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축산물가격은 1년 전보다 4.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금 거래되는 수입 소고기는 6개월~1년 전 계약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인 상반기 계약분이 들어오는 연말부터는 안심할 수 없다. 외식, 가공육 등에 폭넓게 쓰이는 미국산 소고기 가격 상승세는 식탁물가와 외식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호주산 등 대체제가 없진 않지만, 한국은 미국산 수요가 특히 많다. 지방 함유가 높은 구이용 고기에 대한 선호가 높아서다. 지난해 수입 소고기 중 54.1%(25만6910t)는 미국산이었다.
양 총괄은 “2021년부터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이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며 “소득 증대로 육류 소비가 늘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한 단백질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가정간편식(HMR)도 미국산 소고기 수요를 증가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양 총괄은 “HMR뿐 아니라 레스토랑 간편식(RMR) 등 창의적 아이디어로 한국처럼 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한국의 밀키트 소고기 가공 현황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안정화 방안과 관련, 미국 소고기 수입 대상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양 총괄은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30개월 이상 월령의 미국 소고기 수입이 금지돼 있는 국가”라며 “발병률이 0에 가까운 광우병 때문에 수입 문턱을 지금처럼 높여둘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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