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는 폭우·북부는 가뭄…中, 이상기후에 사망자 속출

지난해 가뭄으로 수위 낮아진 양쯔가 지류. 사진 연합뉴스.

중국 남서부 충칭지역에 내린 폭우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베이징과 허베이 등 북부지역에서는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전력난까지 우려되고 있다.

7일 신경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5분 수도 베이징 난자오 관측소의 기온이 41도를 기록하는 등 베이징 기상관측소의 60%인 325개 관측소의 최고 기온이 40도를 웃돌았다.

지난 5일에도 난자오 관측소가 40.9도를 기록하는 등 203개 관측소의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긴 바 있다.

관영통신 신화사는 올해 들어 베이징의 최고기온이 40도 이상인 날이 모두 5일로 집계됐다며 이는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이라고 전했다.

허베이성 스자좡에서는 최근 더위를 먹어 병원에서 치료받던 60대 노인이 숨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베이징의 관광 명소인 이허위안에서 관광객들을 안내하던 가이드가 열사병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례적인 고온 현상에 강수량도 줄어들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이 극심해지고 있다.

허베이성 수자원부는 전날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75만㏊(헥타르·1㏊=1만㎡) 넓이의 농경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허베이성 평균 강수량은 전년동기 대비 60% 적은 2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후난성 당국도 양쯔강 중류에 위치한 담수호인 둥팅후의 수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폭염과 가뭄이 잠재적인 전력 부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전력위원회는 올해 전력망 최대 부하가 전년보다 8000만㎾(킬로와트) 늘어난 13억7000만㎾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지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4㎢ 이상 농경지가 피해를 봤으며, 수력 발전 차질로 인해 곳곳에서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반면 서남부 충칭시에서는 폭우로 인한 사망자 수가 17명으로 증가했다.

충칭시 완저우구 응급관리국에 따르면 지난 3~4일 일부 지역에 24시간 동안 25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특대폭우'가 쏟아졌다.

폭우로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산사태가 가옥과 도로를 덮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소방대원 등 2500여명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 및 복구작업을 하고 있지만 피해 현장으로 가는 도로가 대부분 낙석으로 막혀 실종자 수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북부 지린성 둔화시 일대에서는 전날 오후 계란 크기의 우박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국은 약 30분간 우박이 쏟아지면서 차량 유리창이 깨지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