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합니다" 1위는 與김웅 … 野는 상위권 전무
한기호·박대출·서정숙順
김웅 "부실 법안 막는게 중요"
민주당은 66위가 최고 순위
입법독주에 '당론 몰표' 영향
21대 국회 들어 열린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가장 많이 던진 의원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 50위 안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다수 포진해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야당의 입법독주 속에 당론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매일경제가 7일 '열린국회정보' 자료를 토대로 '21대 국회 본회의 최다 반대표 의원 순위'를 집계한 결과, 김웅 의원은 본회의 상정 법률안에 대해 총 208차례 반대표를 던져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한기호·박대출·서정숙·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했다.
민주당 의원 중 최다 반대표를 행사한 김민기 의원은 총 40차례 반대표를 던져 공동 66위를 기록했다. 초선 의원(서울 송파갑)인 김웅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반대표를 많이 던진 이유로 "본회의에 올라온 법률안 중 현실적인 적합성을 갖추지 못한 게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웅 의원이 반대한 법률안 중에서 대표적으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이른바 '정인이법'을 꼽을 수 있다. 아동학대살해죄를 신설해 가중 처벌하는 내용이다. 그는 이 법률안에 대해 "원인은 해결하지 못하고 처벌만 강화한 법"이라며 "감정에 따라서 법을 만드니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인이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경찰이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즉 정인이법의 핵심은 '아동학대 신고가 됐을 때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인데, 이 내용은 빠졌다. 그래서 정인이법이 나오고 난 후에도 아동학대는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웅 의원은 "국회의원은 법안을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 있는 법안을 막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힘이 빠진다. 나 혼자만 반대한다고 해서 법률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요즘엔 기권을 많이 한다"고 토로했다.
반대표를 많이 던진 이유로 '빠듯한 일정'을 꼽은 의원도 있다. 4위(135차례)에 이름을 올린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 간 시간 간격이 짧아 법안을 숙지하지 못하고 본회의에 들어올 때가 많았고, 이런 경우 반대표를 많이 던졌다"고 설명했다.
법률안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기 때문에, 그사이에 검토할 시간이 확보돼야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2022년 4월 15일에는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가 모두 열렸다. 이날 본회의 안건으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올라왔고 서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 대안은 무려 34건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합한 안이었다. 법사위를 통과하고 본회의 전까지 불과 몇 시간 동안 법률안들의 내용을 전부 검토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의원이 상위권에 한 명도 없는 데 대해서는 극심한 여소야대 정국하에서의 당론 위주의 법률안 강행 처리를 원인으로 꼽는 의견이 있다.
본회의 최다 반대표 순위에서 6위(127차례)를 기록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21대 국회는 민주당이 강행 처리해서 본회의에 상정한 법안이 다수"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맹목적으로 찬성했을 것이고, 우리 당 의원들은 본회의 통과에 영향을 미치진 못해도 반대 의사를 표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상임위원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찬성표를 많이 던졌다는 의견도 있다. 본회의에서 총 6차례 반대표를 던졌던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법률안이 본회의에 올라왔다는 건 결국 상임위나 법사위에서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동의한 것이니,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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