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와 함께 달렸던 그 토끼… 40대에도 출루 머신 건재, 토끼들은 아직도 뛰고 있다

김태우 기자 2023. 7.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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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신시내티 타선을 이끌었던 출루 머신, 추신수와 조이 보토
▲ 보토와 추신수는 각각 '토끼'라는 별명으로 서로의 우애를 과시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시내티는 2013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진출 및 더 높은 곳을 향해 승부수를 던졌다. 클리블랜드와 트레이드를 통해 만능선수로 활약하고 있었던 추신수(41‧SSG)를 영입해 팀 타선을 보강했다.

당시 신시내티는 꽤 탄탄한 야수진을 보유하고 있었고, 추신수의 가세는 이 타선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했다. 추신수는 당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까지 1년을 남긴 상황. 신시내티의 재정적인 능력을 고려했을 때 총액 1억 달러 이상이 확실시된 추신수를 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승부를 건 것이다.

추신수는 2010년 22홈런-22도루를 기록하는 등 출루와 장타, 주루에서 모두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시절이었다. 한편으로 이미 2010년 4할 출루율(.401)을 달성한 바 있는 출루의 달인이었다. 그리고 신시내티에는 또 하나의 출루 머신이 있었다. 바로 베테랑 선수이자 지금은 신시내티 역사에 당당히 이름을 남길 수준의 누적 성적을 쌓은 조이 보토(40)가 그 주인공이었다.

2007년 신시내티에서 데뷔한 보토는 정교함과 출루율, 그리고 장타력까지 갖춘 리그 최정상급 타자 중 하나였다. 2011년에는 타율 0.309, 출루율 0.416, 장타율 0.531을 기록하는 등 리그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각광받았다. 그런 보토는 추신수를 두고 ‘토끼1’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친근함과 존경심을 모두 표현했다. 자신은 ‘토끼2’를 자처했다. 추신수를 그만큼 대접해 준 것이었다.

2013년 두 선수는 출루의 진가를 선보였다. 보토는 162경기 모두에 나가 타율 0.305, 출루율 0.435, 장타율 0.491, OPS(출루율+장타율) 0.926을 기록했다. 24개의 홈런을 쳤다. 추신수는 보토 못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몸에 맞는 공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은 추신수는 2013년 154경기에서 타율 0.285, 출루율 0.423, 장타율 0.462, OPS 0.885에 21개의 홈런과 20도루를 기록했다.

▲ 보토는 올 시즌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으나 건재 과시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 추신수는 KBO리그 최정상급의 출루율로 여전히 존경을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당시 보토는 볼넷 135개, 추신수는 112개를 기록했다. 두 선수 나란히 볼넷과 득점 모두 100개를 넘기면서 상대 투수들로서는 가장 까다로운 라인업으로 등극했다. 추신수가 2014년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지만, 2017년 플레이어스 위크앤드 기간 중 두 선수는 ‘토끼1’과 ‘토끼2’라는 이름을 등에 붙이고 나와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렇게 두 선수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메이저리그 경력을 이어 갔다. 추신수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로 돌아갔고, 보토 또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등 활약상이 처져 더 이상 많이 회자되는 조합은 아니었다. 보토는 지난해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91경기에서 타율 0.205, 출루율 0.319라는 경력 최악의 성적에 머무르며 나이의 무게를 실감하기도 했다.

보토는 2014년 시즌을 앞두고 팀과 10년 총액 2억2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는 그 계약 기간의 마지막이고, 2024년 2000만 달러의 팀 옵션(바이아웃 700만 달러)이 있다. 상당수가 보토의 신시내티 생활이 올해로 끝이 날 것이라 생각했고, 나이와 떨어지는 성적을 고려했을 때 이는 합리적인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날 보토는 아니었다.

부상으로 시즌 개막이 늦었던 보토는 7일 현재 시즌 14경기에서 타율은 0.217에 머물고 있으나 출루율은 0.345로 괜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여기에 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율은 0.543으로 OPS 0.888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 정도 남아있기는 하지만, 만약 이 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신시내티의 팀 옵션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 팀에서 존경받는 리더십을 가진 선수이자, 신시내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선수라는 것을 고려하면 2000만 달러는 상징적인 금액으로 남겨둘 수도 있다.

‘토끼1’도 아직 현역이다. 메이저리그 무대는 아니지만 KBO리그에서 여전한 출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출루율은 0.409, 지난해에도 0.382를 기록했고 올해는 0.390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오른 수치다. 발목 부상 여파로 한동안 성적을 많이 까먹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추신수가 건강하게 뛴다는 전제 하에 시즌 마지막 출루율은 다시 4할에 도전할 수도 있다. 출루 머신으로 기억될 두 선수의 경력 마지막 즈음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 2013년 당시 신시내티 타선을 이끌었던 추신수, 보토, 브랜든 필립스, 제이 브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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