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계약해지” 골든블루, 덴마크 맥주社 칼스버그 공정위 제소

“과도한 판매목표 강요로 손해”

칼스버그 맥주 <사진=골든블루>

국내 주류업체 골든블루가 덴마크 맥주업체 칼스버그 그룹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골든블루 측은 “칼스버그가 과도한 판매 목표와 물품 구매를 강요하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지속하다, 일방적으로 계약을 중단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7일 골든블루는 칼스버그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로 지난 5일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7일 칼스버그로부터 유통 계약 해지 통지서를 받은지 4개월 만이다.

골든블루는 지난 2018년 4월 칼스버그와 계약을 체결하고 맥주를 수입·유통해왔다. 이 과정에서 칼스버그 측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판매 목표를 설정하고, 물량 구매를 강요해왔다는 게 골든블루의 주장이다.

골든블루 측은 “2018~2021년 칼스버그 브랜드 유통을 위해 상당수의 인원을 채용하고, B&S(Beer&Spirits)본부를 신설하는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며 “4년간 지출한 영업비용은 총순매출액의 약 5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칼스버그의 무리한 물량 발주 강요로 인해 손실을 봤지만, 향후 투자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입맥주 판매 순위 15위권 밖에 머물던 칼스버그는 10위권 이내로 진입했고, 2020년 칼스버그는 골든블루를 ‘올해의 파트너’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기업은 2021년 11월부터 재계약 체결을 두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골든블루가 다른 맥주업체인 몰슨쿠어스 베버리지 컴퍼니(MCBC)와 수입·유통 계약 체결을 진행하자 칼스버그가 이를 빌미로 과도한 재계약 조건을 내걸었다는 것이다.

그해 말 1차 정식 계약이 끝나고 지난해 초부터 두 회사는 10개월간 무려 5차례의 단기 계약을 이어간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 측이 1~2개월 단기 연장만을 반복하며 무리한 계약 조건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단기계약조차 맺지 않은 상태로 무계약 유통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칼스버그 측은 한국법인의 직접 유통이 가능해지자 지난 3월7일 골든블루에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칼스버그 한국법인은 양측의 계약이 끊기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칼스버그는 지난 5월부터 한국 법인을 통해 편의점 등에서 자사 캔맥주 제품을 직접 유통·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