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주재 우리 언론인에 살해협박 이메일 보낸 北, 조폭정권인가 [사설]
북한 정권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중국에 주재하는 우리 언론인과 북한 인권 운동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입에 담을 수 없는 협박을 쏟아냈다. 북한 정권이야 원래 국제사회 규범과 상식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지만 "남조선 개××" "칼탕 쳐 죽여버린다" 따위의 저급하고 폭력적인 표현은 조직폭력배를 연상케 한다.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우리 언론인들에게 발송된 메일은 교묘하게 발신자를 위장했지만, 언어와 표현 등을 놓고 볼 때 북한 당국과 직간접으로 연관됐다는 게 우리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칼탕 친다'는 말은 난도질한다는 뜻의 북한식 표현으로 미국이나 일본 등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드러낼 때 종종 쓰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우리 언론사에 해킹 공격을 가하거나 북한 인권 운동가들에게 협박 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발신자 정보를 위장했지만, 대다수는 정찰총국이 주도했다. 하지만 우리 언론인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살해 위협을 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현재 북한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5월 말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한미동맹을 향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려 했지만 발사 실패로 체면을 구겼고, 그들이 자랑하던 정찰위성 '만리경 1호'는 우리 군이 인양해 분석한 결과 성능이 조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북·중 간 국경통제 완화는 민생 붕괴와 맞물려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재촉할 수 있다.
언론을 위협해 재갈을 물리고, 인권 운동가들을 겁줘 활동을 위축시키는 작태는 독재정권과 마피아의 공통점이다. 그렇게 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할 일은 핵 개발 프로그램을 내려놓는 것이다. 한미와 대화 의지를 밝히고 국제사회로 복귀해야 안보와 민생 위기를 모두 벗어날 수 있다. 자국 주재 언론인에 대한 살해 협박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도 책임감을 갖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 북한의 중국 내 아이피(IP) 주소 우회와 해커 활동 실태에 대해 조사하고, 이번 같은 살해 위협이 반복될 경우 한국 언론인들에 대한 신변 보호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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