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승부수'···비은행 키워 수익 다변화[시그널]
전체 이익중 은행 비중이 74%
비은행 계열사와 불균형 심화
하나생명 등 보험업 육성 의지
수익성·재무건전성 개선 기대
유력후보 등장에 PEF 등 불참
하나금융그룹의 KDB생명보험 인수 추진은 취임 2년 차를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4대 금융그룹 중에서도 은행 비중이 높은 하나금융의 불균형을 전면 개편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보험은 업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이번 KDB생명 인수에 이어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의 추가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은행이 전체 이익의 74%를 벌어들일 정도로 은행과 보험·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규모 차이가 크다. 하나금융은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등 보험사를 자체적으로 키우거나 인수를 통해 보유하고 있지만 중소형사에 불과해 오래전부터 추가 인수를 검토해왔다.
올 3월 말 기준 하나생명의 자산 총계는 약 6조 3265억 원으로 22개 주요 생명보험사 중 17위 수준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이 자산 17조 1434억 원의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하나생명은 단숨에 8위권 생보사로 뛰어오를 수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하나생명은 총자산수익률이 -0.13%로 0.80%인 KDB생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다만 최근 들어 하나생명은 적극적인 확장 의지를 갖고 회사를 키워가고 있다. 사실상 매출로 볼 수 있는 수입보험료 부문에서 하나생명은 1분기에 4547억 원의 실적을 나타내며 주요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성을 보였다. 특히 적극적인 영업 확대의 결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한 초회 수입보험료에서 이 같은 실적을 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KDB생명 인수를 통해 하나생명은 판매 채널 증가와 보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실적과 재무 건전성이 동시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은행 점포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고객을 만나기 때문에 연금 등 저축성 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저축성 보험은 과거 고객에게 고금리를 약속했지만 이후 장기간 저금리가 이어지며 보험사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KDB생명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 보험의 비중이 높아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하에서 저축성 보험은 부채로 인식된다”며 “KDB생명 인수로 보장성 보험 비중이 늘어나면 재무 건전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지만 어느 때보다 강력한 후보가 등장하면서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하나금융의 등장에 그간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사모펀드(PEF)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WWG, 파운틴헤드 PE 등은 본입찰에 불참했다.
이번에는 매각가가 과거보다 낮아진 데다 산업은행의 추가 자본 확충이 더해졌다. 또 보험사에 적용되는 회계기준이 달라지면서 보험사를 보는 금융그룹의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올 5월 산은은 KDB생명이 발행한 216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인수했다.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이 도래한 2억 달러(26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차환용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KDB생명은 75% 비율로 무상 감자도 진행한다. 감자 전 4743억 원이었던 자본금은 감자 후 1186억 원으로 줄어든다. 감자 기준일은 7월 10일이다. 감자 차익으로 결손금을 보전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KDB생명 매각에 대해 “매각 도전만 다섯 번째지만 과거 매각 시도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KDB생명)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5월 75% 무상 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하는 한편 산은이 신종자본증권 차환 발행분 2160억 원 전액을 매입함으로써 가용 자본 관리가 용이해졌다”고 강조했다.
박시은 기자 good4u@sedaily.com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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