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란 거야, 말란 거야?…아스파탐 논란에 소비자 대혼란
펩시제로, 장수막걸리 등 소량 포함
전문가 “최저 등급...유해성 불명확”
식품업계는 아스파탐 빼기 속도전
최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제로 식품 및 음료 수요가 높아진 와중에, 설탕 대신 사용하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될 예정이어서다.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자 각 식품업체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이상의 단맛을 낸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다. 소량만으로 강한 단맛을 낼 수 있어 저칼로리 제품의 맛을 내는 데 주로 사용된다.
액상과당이나 설탕에 비해 혈중 포도당 농도에 영향을 적게 주는 것으로 알려져 당뇨 환자에게는 설탕 대체품으로도 활용돼 왔다.
이러한 아스파탐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발암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공포심이 워낙 큰 데다가, 제로 열풍 속 인기를 끌던 ‘펩시 제로슈거’를 비롯해 ‘장수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포카칩 어니언 맛’ 등 주류 및 과자 등에도 아스파탐이 포함된 제품이 많아서다.
다만 다수 전문가는 같은 발암물질이라고 하더라도 2B급 등급의 경우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2B군은 역학적 및 동물실험 결과상 그 증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발암 가능성을 고려하는 물질을 말한다. 유해성에 대한 결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등급을 살펴보면 1급은 햄 등 가공육·술·햇볕·젓갈·미세먼지, 2A급 소고기 및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65도(℃) 이상 뜨거운 음료, 2B급은 김치와 같은 절임채소·알로에베라·휴대전화 전자파 등이 포함된다.
홍혜걸 의학박사 역시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에 발표된 아스파탐은 가장 낮은 등급인 2B 발암물질”이라며 “우리나라에선 왜 이게 안 되는 것이냐. 의도를 갖고 위험성을 부풀리는 이들에게 이용당하지 말자”고 적었다.
또 식품 위해 평가를 총괄하는 국제식량농업기구 세계보건기구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지난 1975년 처음으로 아스파탐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했는데, 1976년부터 1979년까지는 독성정보 자료가 불충분해 일일섭취허용량(ADI) 설정을 연기해 오다 1980년 체중 1㎏당 아스파탐 40㎎ 정도를 매일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체중이 35㎏인 어린이는 다이어트 콜라 1캔(250㎖·아스파탐이 약 43㎎ 기준)을 하루에 33캔 이상 매일 마셔야 ADI를 초과한다. 현재까지 아스파탐은 정해진 기준 이하로만 섭취하면 안전한 물질로 평가돼 온 것이다.
식약처는 우선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위해성 평가를 진행한단 계획이다.
강백원 식약처 대변인은 이달 초 정례브리핑에서 “어떤 근거로 발암물질로 지정했는지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갖고 위해성 평가를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는 14일 공식 발표가 나오면 위해성 자료 등을 토대로 전문가 자문을 거치고 다른 나라 움직임도 예의주시하며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아스파탐이 우리 몸에 실제로 얼마나 유해한가에 상관 없이 식품가는 서둘러 ‘아스파탐 빼기’에 나섰다. 불안해 하는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제로 3종에 사용되는 아스파탐과 관련해 펩시 글로벌 본사와 논의 중이며, 오리온 역시 포카칩(어니언), 썬칩(오리지널·갈릭바게트맛) 등 일부 제품에 들어가는 아스파탐을 다른 원료로 대체하기로 했다.
막걸리 업계의 경우 당장 아스파탐 사용을 전면 중단하지 않더라도 식약처 지침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발 빠르게 무(無)아스파탐을 내세운 제품을 판매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와 편의점 CU는 최근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막걸리 신제품 ‘백걸리’를 출시했다.
배상면주가의 전통주 큐레이션 커머스 ‘홈술닷컴’도 이달 한 달간 ‘무 아스파탐 막걸리’ 행사를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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