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래 최악의 성적표…한 달 반만의 6만전자(종합2보)

김인경 2023. 7. 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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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37% 하락한 6만9900원에 마감
2Q 영업익 6000억원…2008년 4Q 이후 가장 저조
반도체 업황 바닥론 속 시장 기대치는 2배 훌쩍
미중갈등·미국 긴축 가능성 부각 등은 주의해야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한파 속에 14년래 최악의 실적을 내며 다시 6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지난 5월 25일 이후 약 한 달 반만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번 2분기 실적에서 ‘바닥’을 확인한 데다,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가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낙관론을 내놓았다.
‘예상된 부진’ 삼성전자…우려보다 선방했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1700원(2.37%) 내린 6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6일 7만300원으로 7만전자를 회복한 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감 속에 주가 상승세를 그려왔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 지수가 1%대 하락하며 2520선으로 주저앉는 가운데,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놓자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개장 전 공시를 통해 1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이 60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22.28%, 95.74% 줄어든 수치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영업손실 74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영업익 1조원을 밑돌았던 지난 1분기(640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2분기 삼성전자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1조 8593억원, 281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시장 기대치의 2배 수준인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의 부진은 이미 기정사실화돼있던 데다, 실적이 증권가의 눈높이에는 충분히 부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3 비중이 약간 늘었는데 반도체 적자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3조원 후반보다는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부터 웨이퍼 투입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에서 시장의 수요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 다시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감산 효과가 반영되는데다, 업황 역시 2분기 바닥을 확인한 만큼 서서히 회복 사이클을 탈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6970억원이다. 2분기(6000억원)의 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감산을 공식화한 바 있다.

노근창 센터장은 “생산을 줄이더라도 생산 리드 타임이 4개월정도 걸리는 만큼 감산 효과는 8월부터 반영될 것”이라면서 “오는 26일 갤럭시Z플립과 폴드5가 출시되고 8월 중순 전 출하되면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휴대전화 사업 같은 경우도 3분기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폴더블 폰 등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와 스마트폰 쪽이 예전에 비하면 높은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약세 역시 삼성전자의 구조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 우려가 확대되고 있고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15%가량 오른 상황이라 조정을 겪고 있다”면서 “기간 조정 겪은 후에는 업황 회복을 토대로 전체적으로 우상향 그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추이[출처:마켓포인트]
미중갈등에 긴축 우려…‘보수적 접근’ 목소리도

다만 미·중 갈등과 같은 거시경제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보다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에 주목해야 하는데, 일단 공장과 관련해서는 유예되는 분위기”라면서도 “지켜봐야 할 요소”라고 평가했다.

미 상무부는 작년 10월에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중국 수출를 사실상 전면 제한하면서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소유한 외국 기업의 경우 개별 심사를 거쳐 판단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중국 공장 운영에 필요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1년 동안 개별심사 없이 보낼 수 있도록 유예조치를 받으며 갈등에서는 한 발 떨어져 있는 상태다.

아울러 반도체 업황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시 긴축 우려가 부각된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중국 경기도 회복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하반기에 또 다시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지수 조정 시 삼성전자도 예외가될 수 없는 만큼 주가가 박스권 맴돌 것으로 본다. 3분기부터는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8만원 회복의 시점을 특정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는 시클리컬의 변동성을 이기면서 느린 속도로 우상향을 하는 주식으로 단기 트레이딩을 하는 종목이 아니다”라며 “여전히 1~2년 보유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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