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심한 후방 노려 때렸다… 2차 대전도 살아남은 95세 사망

6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초토화된 르비우. /젤렌스키 트위터

러시아가 폴란드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후방 도시 르비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로 인해 최소 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이중에는 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남은 90대 여성도 포함됐다.

6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르비우에 떨어진 러시아 공습으로 최소 6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사망자 가운데 최연소는 21세, 최고령은 95세”라며 “95세 여성은 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남았지만 불행하게도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이날 오전 1시쯤 르비우로부터 800㎞ 이상 떨어진 흑해에서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10기를 발사했고, 이중 7기를 요격했다고 했다. 이 미사일들은 처음에는 키이우가 있는 북쪽을 향해 날아갔지만 갑자기 방향을 바꿔 르비우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상당한 르비우 시민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르비우 시민이 러시아 공습으로 파손된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르비우는 현재 격전이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후방 지역이다. 폴란드 국경에서 동쪽으로 불과 60㎞ 정도 떨어져 있지만, 수도 키이우에서는 서쪽으로 460㎞나 떨어져 있다. 때문에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르비우를 거쳐 인접국으로 향했고, 수십 만 명은 여전히 이곳에 머물고 있다.

최전선에서 700㎞ 이상 떨어져 비교적 안전 지역으로 여겨진 르비우마저 대규모 폭격을 받자,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개전 이후 르비우 민간 시설에 대한 최대 규모 공격”이라며 “아파트 60채와 차량 50대, 사무실과 학교 건물 등이 파손됐다”고 했다. 또 앞으로 이틀간을 공식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희생자들을 기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199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 내 역사지구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유네스코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후 세계유산협약으로 보호되는 구역에서 발생한 첫 공격 사례”이라며 “무력 충돌 시 문화재 보호를 명시한 1954년 헤이그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