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주총리, 브라만에 '소변테러' 당한 부족민 남성 찾아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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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최상위 카스트인 브라만 출신의 집권 인도국민당(BJP) 남성 당원이 소외집단으로 간주되는 부족민 남성의 얼굴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발생지의 BJP 소속 주총리가 피해자를 찾아가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서 초우한 주총리는 그 부족민 남성에게 사과의 뜻을 거듭 전하면서 나무 한 그루를 함께 심고 식사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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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에서 최상위 카스트인 브라만 출신의 집권 인도국민당(BJP) 남성 당원이 소외집단으로 간주되는 부족민 남성의 얼굴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발생지의 BJP 소속 주총리가 피해자를 찾아가 고개를 숙였다.
해당 주총리는 내년 4월 총선을 감안해 서둘러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스페인 뉴스통신 EFE와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의 시브라지 싱 초우한 주총리는 전날 부족민 남성을 찾아가 사과의 뜻으로 그의 발을 씻어줬다.
초우한 주총리는 자신의 이런 행동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동영상과 함께 띄운 메시지에서 "잔혹행위는 어떤 이에게도 용납돼선 안 된다. (마디아프라데시의) 모든 시민의 명예는 나의 명예"라면서 부족민 남성을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인물 '수다마'에 비유했다.
가난한 수다마는 힌두교 주신(主神) 비슈누의 8번째 화신으로 알려진 크리슈나 신의 친구다. 신화에 따르면 크리슈나는 존경과 사랑의 표시로서 수다마의 발을 씻어줬다. 이는 수다마가 맨발로 걸어다녀 생긴 종기를 치유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EFE 통신은 전했다.
그러고서 초우한 주총리는 그 부족민 남성에게 사과의 뜻을 거듭 전하면서 나무 한 그루를 함께 심고 식사도 같이했다.
피해 남성은 짐꾼으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우한 주총리의 사과 방문은 당국이 가해자 남성의 집을 철거한 뒤에 이뤄졌다. 이런 방식은 최근 수개월 동안 인도내 몇몇 주에서 자주 실행됐다.
지난 5일 경찰에 체포된 가해 남성은 브라만 출신으로 연방정부 집권 BJP의 당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디아프라데시주도 BJP가 집권하고 있다.
초우한 주총리의 사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동영상을 올린 데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디아프라데시 주의회의 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의원이자 직전 주총리를 지낸 카말 나트는 "그가 양심이 있다면 카메라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전국적인 사안이 됐다고 덧붙였다.
초우한 주총리의 이번 사과는 내년 4월 연방하원 의원 선출을 위한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안이 지속될수록 BJP에 득이 될 게 없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부족민은 카스트 등 인도 전통사회 질서에 포함되지 않는 소외집단으로, 인도 인구 14억명 가운데 약 1억400만명으로 추산된다.
부족민은 이전에 불가촉천민으로 불렸던 달리트와 함께 중첩적이고 위계적인 인도 사회에서 경제적, 사회적인 차별을 종종 받는다. 부족민 및 달리트 보호법도 있지만 카스트에 기반한 증오범죄는 인도 전역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CRB)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마디아프라데시주가 인도 전체 28개 주 가운데서 부족민 상대 증오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났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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