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인 사기 꺾으려 '총통 탈출계획' 루머 퍼뜨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대만 국민의 사기를 저하시키기 위해 중국의 침공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탈출 계획을 세웠다는 등의 허위정보 캠페인을 개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대만 관리들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해당 캠페인은 대만이 이달 말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의 야외 훈련을 앞둔 가운데 펼쳐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로 39회째를 맞은 한광훈련은 중국군의 침공을 가정해 대만군이 방어·격퇴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군사훈련이다.
한광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지휘소 훈련(CPX)과 실제 병력을 동원한 야외 군사훈련으로 구성되는데, 대만군은 통상 CPX 훈련과 야외 군사훈련을 각각 5월 중순과 7월 말에 실시한다.
특히 올해 야외 훈련에는 처음으로 국제공항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공중강습 저지 및 공항 재탈환 훈련이 펼쳐질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만 관리들은 지난 5월부터 중국 관영 매체에서 대만의 여론을 흔들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만과 미국의 군사 활동에 관한 허위정보를 다룬 보도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관리는 한광훈련이 사실 중국의 침공시 차이 총통을 위한 탈출 리허설이자 미국 시민들을 위한 대피 훈련이라는 보도가 최소 10여건 나왔다고 전했다.
한 관리는 "중국은 한광훈련을 탈출 계획을 위한 리허설로 그리고자 한다"며 중국은 대만 지도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하고 공포를 조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부 보도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운영하는 온라인 뉴스사이트에서 먼저 등장한 후 이어 대만과 홍콩의 매체에 나온다고 대만 관리들은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러한 허위정보 캠페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가 조장인 당 중앙 대만공작영도소조가 감독하고 대만사무판공실 등 다양한 중국 정부 부서가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은 언제나 우리 정부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대만 사회를 분열시키며 국제 사회의 지지를 약화하려고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 정부는 즉시 허위 정보를 가려내고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관리들은 또한 최근 몇주간 중국군이 워게임에서 24발의 탄도미사일로 태평양의 미군 항공모함전단을 격침했다는 인민해방군 연계 대학 연구진의 보고서를 다룬 최소 10개의 중화권 보도가 나왔다며 이는 '프로파간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지난 5월 중국 산시성 중베이대 연구진이 남중국해를 배경으로 진행한 워게임 내용을 보도했다. 중베이대는 졸업생 상당수가 항공우주·방위산업에서 일하는 등 중국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연구진은 중국군이 사용하는 주류 워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벌인 20차례의 격렬한 전투 시뮬레이션에서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 24발로 미 해군 최첨단 항모 제럴드 R. 포드(CVN-78)호를 주축으로 한 항모전단을 침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만 관리들은 현지 연구원들이 해당 워게임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몇주 동안 컴퓨터 기반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지만, 유사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보도는 대만의 군사훈련을 앞두고 펼쳐진 '중국의 프로파간다'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한 고위 대만 관리는 "그들(중국)은 공포를 심으려 한다"며 "그들은 우리가 대비하는 것을 포기하고 즉시 굴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친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5년 이후 대만과의 대화 채널을 닫아버렸다.
대만에서는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친중 후보의 당선을 위해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등 작업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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