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뼈로 듣는다 ‘골전도 이어폰’

한만혁 2023. 7. 7. 15: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소리는 귀로 듣습니다. 전화가 오면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댑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귀에 착용합니다.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말하면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데 귀가 아닌 뼈와 피부의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이어폰이 있습니다. 골전도 이어폰이라고 하는데요. 귀를 막지 않고 열어 둘 수 있어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쉽고 이어폰이나 헤드폰 착용으로 인한 불편함과 외이도염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뼈와 피부의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한다. 출처=엔바토엘리먼트

뼈와 피부의 진동으로 소리 전달

보통 이어폰과 헤드폰은 공기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전달합니다. 이것을 ‘공기 전도’라고 하는데요. 이어폰과 헤드폰은 내부에 있는 진동판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만듭니다. 이 소리가 공기를 통해 귀에 전달되는데요. 귓구멍으로 들어간 소리는 고막의 진동을 일으키고 이 진동이 달팽이관에 있는 청세포를 자극합니다. 이때 발생한 전기신호가 청신경을 통해 뇌로 흘러갑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공기 전도 방식을 이용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소리가 분산되거나 외부로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소리가 나오는 부분을 귀 바로 앞에 둡니다. 이어폰은 귀 안쪽에 넣고, 헤드폰은 귀 전체를 감싸는 것이 이런 이유입니다. 그 구조 상 귀를 막을 수밖에 없어요.

골전도와 공기 전도 방식의 차이. 골전도는 달팽이관에 진동을 전달한다. 출처=샥즈

골전도 이어폰은 공기 대신 뼈와 피부의 진동을 이용합니다. 피부에 맞닿은 부분에 진동자가 있는데, 이어폰이 소리를 내면 진동이 발생하고 이것이 귀 주변 뼈를 통해 곧바로 달팽이관에 전달됩니다. 귓구멍이나 고막을 거치지 않는 것이죠. 이후 청신경을 통해 뇌로 갑니다.

소리를 귀로 듣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각장애인이나 난청 환자에게 유용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요. 귀나 고막을 거치지 않을 뿐,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기존 이어폰과 같습니다. 청신경이 손상됐다면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예요.

귀를 열어 둔다

그러면 골전도 이어폰은 왜 쓸까요? 바로 안정성 때문입니다. 골전도 이어폰을 착용해도 귀는 열려 있습니다.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뿐 아니라 주변 소리도 그대로 들을 수 있죠.

보통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귀를 막아 주변 소리가 잘 안 들립니다. 노이즈 캔슬링까지 들어간 제품은 더하죠. 제품에 따라 외부 소리를 들려주는 기능이 있지만 따로 조작해야 작동합니다. 그래서 이어폰을 착용하고 골목길을 걸을 때 뒤에서 다가오는 오토바이나 자동차 때문에 깜짝 놀란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겁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이런 상황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어요.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야외 활동이 많은 소비자에게 유용합니다. 특히 사이클이나 러닝, 등산을 즐기는 분들에게 좋습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음악을 들으면서 주변 환경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출처=엔바토엘리먼트

주변 사람과 대화하기도 좋습니다. 사무실에서 업무 볼 때 주변 소리에 바로 대응할 수 있어요. 통화가 잦은 사람도 이어폰을 뺐다 꼈다 할 필요가 없으니 편합니다. 오래 착용해도 답답하지 않고 피로감이 덜하고, 외이도염 걱정도 덜 수 있어요. 귓구멍 크기에 상관없이 착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마냥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일단 음질이 아쉽습니다. 골전도 방식의 특성상 선명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음악 감상에 비중을 두신다면 주변 소리를 차단하는 공기 전도 방식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소리가 많이 샙니다. 옆에 가까이 가면 어떤 음악을 듣는지 가늠할 수 있어요. 통화 소리도 마찬가지고요. 조용한 독서실이나 공공장소에서는 주위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착용감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골전도 이어폰은 소리가 나오는 부분이 귀 앞쪽 뼈에 닿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목에 두르는 넥밴드 형태가 많아요. 움직일 때 거치적거리기도 합니다. 두통이나 멀미를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사이클, 러닝, 등상 등 스포츠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출처=샥즈

골전도 이어폰은 소리를 전달하는 원리 덕분에 안정성을 생각하시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입니다. 특히 사이클, 러닝, 등산 등 스포츠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 통화가 잦은 소비자에게 유용합니다. 단 음질을 중시한다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10만 원대 이상의 고가 제품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5만 원 이하의 보급형 제품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요. 단 구입 전 반드시 여유를 가지고 착용할 것을 권합니다. 골전도 이어폰 전문 제조사 샥즈가 하이마트, 일렉트로마트, 교보핫트랙스 등에 청음대를 운영하고 있으니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it.donga.com)

Copyright © IT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