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사망한 아기 쓰레기봉투에 유기…전국 경찰 780건 수사
태어난 기록만 있고 출생 신고는 안 된 아이들의 사망과 시신 유기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광주에서도 출생신고가 안 된 영아가 사망하자 친모가 아이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했다. 아이들의 행방을 찾는 경찰 수사는 전국적으로 780건으로 늘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7일 영아학대치사와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30대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4월 초 생후 6일 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출산 이후 홀로 아기를 양육하는 게 벅차 3시간 동안 집에 혼자 두고 외출했다가 돌아와 보니 아기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아기 시신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 수거함에 유기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혼모였던 A씨는 무직 상태에서 홀로 출산까지 해 심적으로 힘들어 잠시 외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출생 미신고 아동을 전수조사하는 지자체의 확인 전화를 받고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20대 B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2019년 4월 말 대전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뒤 6월 초에 인근 하천 변에서 아기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앞서 B씨가 아기를 집 안에 수일간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B씨가 아기를 살해했다고 최종 진술함에 따라 혐의를 변경 적용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지난 6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시·도에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 867건이 접수돼 780건(사망 11건, 소재 불명 677건, 소재 확인 92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출생 미신고 영아 가운데 사망자는 전날보다 4명 많은 27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11명은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 중이다.
시·도 경찰청별 관련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이 159건으로 가장 많고 서울청 132건, 인천청 70건, 경남청 58건, 경기북부청 48건, 대전청·충남청 41건, 부산청이 37건이다. 또 충북청 32건, 경북청 31건, 대구청 29건, 광주청 25건, 전남청 24건, 강원청 18건, 전북청 14건, 울산청 10건, 제주청 6건, 세종청이 5건을 수사하고 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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