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위기 매우 심각”…재난훈련도 실시

노지원 2023. 7. 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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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핵발전소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전날엔 러시아군이 원전 원자로 건물 옥상에 폭발물을 닮은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되며 원전을 둘러싼 상황이 급박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엔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건물 옥상에 "폭발물을 닮은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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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젤렌스키 “러, 원전에 폭발물 닮은 물체 설치”
미국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랩스가 5일(현지시각) 위성으로 촬영한 자포리자원전 모습. 플래닛랩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핵발전소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전날엔 러시아군이 원전 원자로 건물 옥상에 폭발물을 닮은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올레 코리코프 우크라이나 핵감독관청장은 6일(현지시간) 독일 <에르엔데>(RND)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불법 점령과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의 많은 안전 조치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러시아는 이 원전을 중무장한 군용 차량을 숨기기 위한 군사 기지로 변모시켰다. 응급 센터는 점령됐고 현재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것은 큰 위험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해 3월 초부터 이 발전소를 점령 중이다. 이 원전은 6개의 원자로를 보유한 유럽 최대 핵발전소다.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되며 원전을 둘러싼 상황이 급박해졌다. 지난달 5일 원전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카호우카 댐이 파괴돼 냉각수 고갈 위험이 제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엔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건물 옥상에 “폭발물을 닮은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런 우려에 대해 시설 내에서 폭발물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코리코프 청장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이런 입장 발표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러시아는 국제원자력기구에 원자로 상부 등 모든 곳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지는 않고 있다”라면서 발전소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들이 지켜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코리코프 청장은 원전 폭발 등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일주일 전 사고를 가정한 재난 통제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능 수치가 증가하는데 발전소에 접근하지 못해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시민들한테 원전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채널도 개설한 상태다.

코리코프 청장의 말을 들어보면 현재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6기 가운데 5기의 가동이 중단됐고, 5번 원자로만 가동 중이다. 그는 “규제 당국으로서 우리는 현 상황이 아주 위험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5호기를 1년 이상 제대로 유지·보수하지 않고 가동해왔다”고 말했다. 또 증기 발생기 2기, 펌프 4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상황은 실제 위협이 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우리의 가장 큰 우려”라며 5번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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