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전장 덕에 웃었다…2분기 매출 역대 최대(종합)
여름 가전 매출 증가에 전장 고속 성장…하반기 환경도 우호적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여름 가전 매출 증가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상반기 매출 2년 연속 40조원 넘어…영업익은 삼성전자 또 추월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천9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9조9천98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21년 2분기(9천1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 기록이다.
1분기 실적을 합친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은 2년 연속 40조원을, 영업이익은 3년 연속 2조원을 웃돌았다. 역대 상반기 중 매출액은 2번째, 영업이익은 3번째로 높았다.
다만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9천530억원을 6.3%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한 영업이익은 오히려 시장 기대치를 웃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 LG전자는 1분기에 이어 또다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하게 됐다. 앞서 이날 오전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천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LG전자의 영업이익(2조3천901억원)이 삼성전자(1조2천402억원)의 2배에 달한다.
LG전자는 '워룸' 등을 선제 운영하며 사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가시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전과 TV 등의 사업에서 선제적인 재고 조정,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 원가 개선 등의 체질 개선 전략이 유효했고, 전장 사업 등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늘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점이 호실적을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폭염에 제습기·에어컨 매출↑…전장 '고속 성장'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북미와 유럽 시장의 수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 판매, 볼륨존(Volume Zone·가장 큰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 등으로 견조한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올 들어 폭염과 장마 전망이 이어지며 제습기, 에어컨 등 고효율 제품 매출이 늘었다. 창호·이동형 에어컨 등으로 고객 수요 다변화에 대응한 것도 주효했다. 상반기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고, 창호형 에어컨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시스템에어컨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등 B2B 공조 사업도 성과를 냈다.
여기에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문의 2분기 매출 성장은 기대 이상"이라며 "자동차의 전장화, 전기자동차 비중 확대, 거래선 다변화로 수주 잔고가 증가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전장 수주 잔고를 100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경우 글로벌 수요 침체에도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갔고, LG스탠바이미 고 등 신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이 프리미엄과 메인스트림 제품군에서 경쟁사 대비 선방하고 있고 TV는 재고정상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출하량을 조정해가며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멕시코 공장 가동 기대…"패러다임 변화 긍정적"
하반기 전망도 비교적 우호적이다.
올해 엘니뇨 등 기후 요인에 따라 에어컨과 제습기 등 계절 가전의 수요도 증가할 분위기다.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히트펌프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 수요 또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하반기에 멕시코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의 본격 가동이 예정돼 있어 LG전자의 전장사업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파워트레인은 올해 흑자 전환을 시도하고 당분간 연평균 50%의 매출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램프 등 3대 축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도 장점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TV는 프리미엄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1위 업체(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진입 본격화, 중국 업체의 출하 확대로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웹OS 중심의 콘텐츠, 광고 등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체질 변화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의 시장 진출 확대도 긍정적"이라며 "국내 대표 가전업체에서 패러다임 변화 중심 업체로의 도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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