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NCT 127, K팝 '영웅'이 되기까지…우리칠의 빛나는 7주년

정빛 2023. 7. 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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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127이 2020년 발표한 정규 2집 'NCT #127 네오존'의 타이틀곡 '영웅' 이미지.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그룹 NCT 127이 K팝 '영웅'으로 오른 7년간의 여정을 되짚어봤다.

가요계에서는 인기 아이돌이라도 이른바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7년 고비를 무사히 지난다고 해도, 한창때만큼의 완전체 활동은 보장 못 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그룹 NCT 127가 데뷔 7주년을 화려하게 기념해 눈길을 끈다.

사실 NCT 127은 2016년 데뷔할 때만 해도, 다소 어렵고 난해한 콘셉트로 대중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었다. 무한확장 세계관부터, NCT U, NCT 127, NCT 드림 등으로 나뉘는 NCT 시스템은 당시만 해도 분명 낯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기획사가 내놓은 보이그룹이라는 점에서, NCT 127이 대중적으로는 한솥밥 선배들보다 인지도에서 미비하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7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통해 글로벌 K팝 대표 그룹으로 우뚝 선 현재, NCT 127의 7주년은 더 찬란하게 자축해도 마땅하다.

NCT 127이 2016년 데뷔 앨범 'NCT #127' 타이틀곡 '소방차' 이미지.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NCT 127은 NCT 타 그룹들 중에서도 '네오'장르를 꾸준히 고수해 온 팀이다. 독보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자랑하지만, 다소 대중에게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NCT 127은 소위 '잘 팔리는 음악'인 이지리스닝 위주의 대중음악 지형도를 따르기보다는, 도전적인 음악으로 실험을 이어왔다.

7년이 지난 지금 봐도 신선한 의상과 콘셉트인 데뷔곡 '소방차', 현재의 Y2K 감성을 이미 7년 전에 시도했던 '무한적아', 아이돌 노래로는 이례적으로 랩을 전방위에 배치한 '체리밤', 신선한 라틴 트랩의 '레귤러', 'NCT 위 올 소 섹시'라는 충격적인 가사의 '사이먼 세이즈', 희망찬 노랫말로 벅차오르게 하는 '슈퍼휴먼', 확실한 콘셉트로 신드롬을 일으킨 '영웅', 묵직한 베이스의 '펀치', 중독적인 피리 소리의 '스티커', 처절한 사랑의 세레나데 '페이보릿', 글로벌 인기에 더 속도를 붙인 '질주', 강렬한 드럼 라인의 'Ay-yo'까지.

이러한 네오한 질감의 NCT 127 음악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세련됐다'며 재평가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게 들리지 않고, 오히려 NCT 127이 시대를 앞서갔다는 기분 좋은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무한적아'나 '사이먼 세이즈' 같은 네오한 음악이 가장 좋다는 반응이 상당하다.

수많은 K팝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후배 그룹들이 NCT 127의 노래를 커버하는 것만 봐도, NCT 127이 먼저 닦아 놓은 네오 정체성이 현 대중 가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더불어 타이틀곡은 네오한 장르를 내세우지만, 수록곡 또한 명곡 맛집으로 불려 늘 풍성한 음반 구성을 자랑해 왔다. 온라인상에는 '다시는 날 찾지마~'라고 애절하게 '백투유'를 부르는 멤버들의 영상이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달빛을 사랑한 바다의 이야기를 담은 '윤슬'은 MZ세대에게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일깨워주기도했다. 이 밖에도 비 오는 장마철에는 '우산'이, 러닝할 때는 '패스트' 등이 듣기 좋은 곡으로 꼽힌다.

NCT 127이 2021년 발표한 정규 3집 '스티커' 이미지.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여기에 구멍 없는 멤버들의 가창력, 퍼포먼스, 비주얼 등 '육각형 실력'도 두말할 나위 없다. NCT '127은 매력적인 보컬은 물론, 풍성한 화음을 쌓으면서도, 어려운 난도의 퍼포먼스까지 뽐낸다.

특히 보컬과 랩에 대한 감탄은 팬들을 넘어서 전문가들도 엄지를 치켜세운다. NCT 127이 녹음하는 콘텐츠를 엮은 영상은 본 음원보다 더 음원 같다며 '사실 이 팀의 본질은 남성중창단'이라는 의견도 나올 정도다. 또 반주만 나오는 음악방송 1위 앙코르에서도 자신 있게 라이브를 뽑아내는 NCT 127에게 'CD를 삼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일맥상통하다. 더불어 이전 세대에서는 대형 가요 기획사 중 랩 부분이 가장 부족한 회사로 통한 SM엔터테인먼트였기에, NCT 127의 래퍼 멤버들의 찰진 딕션과 맛깔스러운 디자인의 플로우는 귀한 존재가 틀림없다.

퍼포먼스 또한 마찬가지다. 후배들이 NCT 127 노래를 커버할 때, 네오한 음악 시도에 대한 동경도 있지만, K팝 신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신선한 퍼포먼스도 한몫하는 요소다. 멤버를 들어 올리는 '소방차', 도마뱀이나 당구를 연상케 하는 '체리밤', 일렬로 서는 안무가 인상적인 '레귤러', 브루스리 특유 액션을 녹인 '영웅' 등은 자칫 잘못하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는 동작인데, NCT 127이라 소화 가능한 퍼포먼스로, 유명 댄서들도 NCT 127 퍼포먼스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이밖에 콘서트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도 파격적이라 늘 화제를 모았다. 정글짐을 이용한 '웨이크 업', '베이비 돈트 라이크 잇', 무빙 스테이지에서 펼친 '러브 온 더 플로어', 기울어진 무대로 지진을 표현한 '어스퀘이크', 원형 테이블에 앉아 수건으로 퍼포먼스를 만든 '테이스티' 등은 팬들 사이에서 다시 보고 싶은 무대로 거론되고 있다.

NCT 127이 지난 1월 발매한 정규 4집 리패키지 'Ay-yo' 이미지.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렇게 7년을 달려온 NCT 127은 올해 상반기에만 리패키지 앨범을 포함한 정규 4집 누적 판매량이 320만 장을 넘어 2연속 트리플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바다. 또 잠실주경기장 공연과 일본 3대 돔투어, 북미,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두 번째 월드 투어로 7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강력한 글로벌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여정을 거쳐온 NCT 127은 7주년을 맞아 팬들과 함께 샴페인을 터트릴 계획이다. 먼저 7월 7일 오후 7시부터 유튜브 NCT 127 채널 및 틱톡 NCT 채널, 아이돌플러스 등을 통해 '아워 이어스 앤드 이어스 : 엔시티 127 7th 애니버서리'를 진행한다. 이날 방송에서 NCT 127은 데뷔 7주년 소감을 비롯해 시즈니(팬덤 별칭)들이 음성으로 보내온 축하 메시지 듣기, 앞으로의 활동 계획 스포일러 등 다양한 코너로 팬들과 데뷔 기념일을 축하할 예정이다.

또한 7월 16일에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데뷔 7주년 기념 팬미팅 '2023 엔시티 127 7th 애니버서리 팬미팅 '원스 어폰 어 줄라이'를 개최하고, 팬들을 직접 만나 7주년을 자축한다. 이어 8월 30일에는 멤버들이 느끼는 것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NCT 127: 더 로스트 보이즈'가 디즈니+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NCT 127 쟈니, 해찬, 마크, 재현, 태용, 유타, 태일, 정우, 도영(왼쪽부터).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가요계에서는 처음에 잡았던 콘셉트가 반응을 얻지 못하면, 단번에 다시 뒤집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맥락에서 독보적이고 실험적인 길을 계속해서 묵묵히 걸어간다는 것은 분명 외롭고 두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NCT 127은 7년 간 노선 변경 없이 뚝심있게 정체성을 지켜냈고, 이렇게 다져진 '네오 근력'으로 글로벌 K팝 팬들의 화답을 받아냈다. 나아가 K팝신에도 참신하고 짜릿한 영향을 전달한 NCT 127의 7년이다. 이것이 NCT 127 만의 음악으로 펼쳐갈 이들의 '네오 행보'가 계속돼야 할 이유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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